회의서 유리컵 부순 아태이론물리센터 소장, 갑질인정에 자진사퇴

국감서 갑질·이사회 사유화 지적돼…14일 새 소장·이사장 뽑아
조승한

입력 : 2025.03.19 07:00:08


아시아·태평양이론물리센터
[아시아·태평양이론물리센터 홈페이지 캡처.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조승한 기자 = 지난해 갑질 및 이사회 사유화 논란으로 국정감사에서도 지적받았던 아시아·태평양이론물리센터 소장이 갑질이 인정되자 자진사퇴한 것으로 알려졌다.

19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에 따르면 포항공대에 본부를 둔 아태이론물리센터 방윤규 전 소장은 지난해 12월 31일 자진 사퇴했다.

앞서 지난 9월 포항지방노동청에 방 전 소장에 대한 직장내 괴롭힘 진정이 접수됐는데, 이에 대해 노동당국이 괴롭힘이 맞는다고 인정하면서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박충권 국민의힘 의원이 과기정통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방 전 소장은 회의 중 화가 났다는 이유로 유리컵을 고의로 내리찍었고, 그 과정에서 유리 파편이 임신한 직원 등 6명에게 튀어 찰과상을 입혔던 것으로 나타났다.

방 전 소장은 2017년 센터 이사로 재직하던 중 소장으로 부임하며 7년간 두 차례 연임했는데, 연임이 제한되자 본인을 상임이사로 임명하는 등 이사회를 사유화하고 있다는 의혹이 국감에서 제기되기도 했다.

이에 과기정통부는 제기된 지적을 살펴보고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이사회 개편 등 작업에 착수했으며, 방 전 소장의 경우 상임이사에서도 제외한 것으로 알려졌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개인 비위로 기관에 과태료까지 부과된 상태이기 때문에 정리해 (자리에서) 나간 것"이라며 "이사회 운영도 부적절한 면이 있었다"고 말했다.

센터는 지난 14일 이사회를 열어 새 소장으로 임용할 외국인 교수를 결정하고, 이사장도 교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조치를 통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공식 인준기구이기도 한 센터가 올해 APEC 등에서 다시 제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아태이론물리센터는 1996년 설립된 우리나라 첫 국제연구소로 정부의 과학기술진흥기금 및 복권기금 지원을 받고 있다.

아태지역 이론 물리 및 기초과학 분야에 학술 공동연구와 국제협력, 과학커뮤니케이션 등 활동을 하고 있다.

한편 과기정통부 지원을 받는 외부 기관이면서도 이사회 등을 통해 자체 운영 체계를 갖췄던 센터를 비롯해 한국과학기술한림원,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등에서 지난해 잇따라 문제가 불거지면서 전반적 재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shjo@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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