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덤 퍼버 심슨대처 아시아 투자펀드업무 총괄 인터뷰 정치환경 투심 영향은 제한적 세컨더리 거래 확대 긍정평가 펀드 모금도 올해부터 회복
"현재 아시아에서 가장 각광받는 시장은 일본이다. 하지만 한국도 가장 뜨거운 자금 조달 시장 중 하나가 될 수 있는 기회가 열리고 있다."
애덤 퍼버 심슨대처 아시아 투자펀드 업무 총괄(사진)은 최근 방한 일정 중 매일경제와 만나 "국부펀드, 연기금, 고액 자산가, 패밀리 오피스를 비롯한 전 세계 투자자들이 한국을 선택지로 고려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심슨대처는 미국 뉴욕에 본사를 둔 다국적 초대형 로펌으로, 특히 인수·합병(M&A)과 사모펀드(PEF) 분야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다.
'체임버스(Chambers) USA 2024'에 따르면 심슨대처는 뱅킹·파이낸스 분야에서 미국 최고 로펌으로 평가받고 있다. 아시아 사무소는 홍콩과 도쿄에 기반을 두고 있지만 전사적으로 한국어를 구사하는 인력 약 40명이 포진해 있다.
퍼버 총괄은 PAG, 블랙스톤, 칼라일,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를 비롯한 유수의 글로벌 PEF 운용사에 펀드 조성을 자문해줬다.
그는 국내 운용사(GP)들이 더 큰 성장을 위해 자금 기반을 넓힐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최근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이 고조되기는 했지만 외국 출자자(LP) 투자심리에 미친 영향은 제한적이었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국내 PEF 운용사들이 어려운 시장 환경에서도 유동성 측면에서 개선을 보이고 있는 점을 고무적으로 평가했다.
퍼버 총괄은 "기업공개(IPO) 시장이 위축된 상황에서 투자자들이 엑시트(투자 회수)를 모색하고 투자 대비 분배금(DPI)을 확보하는 것이 전 세계적으로 어려운 상황이었다"며 "한국에서도 GP가 주도하는 세컨더리(펀드 간 손바뀜) 거래가 대안으로 부상했다"고 짚었다.
실제로 세컨더리 거래 시장은 지난해 1600억달러 규모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종전 최대치였던 2021년 1340억달러를 넘어섰다. GP 주도 거래가 이 가운데 44%를 차지했다.
펀드레이징 시장 역시 최근 바닥을 치고 올해부터 회복되리라는 기대감이 감도는 분위기다. 금리 부담이 지난해 초에 비해 완화되는 등 자금 조달 환경이 유리해지면서다.
실제로 심슨대처의 자체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결성된 펀드 가운데 2년 이상 시장에 머물러 있던 펀드는 약 51%로, 2023년(약 56%)에 비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지난해 결성된 펀드 가운데 약 3%만이 3년 이상 시장에 머물렀는데, 이 역시 2023년(약 17%)에 비해 크게 줄어든 것이다.
퍼버 총괄은 해외 LP 모집에 있어 몇 가지 전략적 고려 사항을 소개했다. 펀드 규모 차원에서는 사전 마케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많은 GP가 시장에 펀드를 선보일 때부터 원하는 금액을 안내하길 선호하지만, 충분한 사전 수요 파악을 거쳐 인상할 수 있는 금액을 제시하는 것을 권장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많은 운용사가 국내 자금을 먼저 조달한 뒤 해외 자금 유치에 나서지만 모멘텀, 레버리지, 거버넌스 동등성 등 차원에서 두 트랙에서 펀드레이징을 동시에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