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밀 지도 데이터 해외반출 규제, 토종앱 독점 방파제 노릇"

연세대 김득갑·박장호 객원교수 논문…"과감히 규제 풀어줄 필요""구글맵 고정밀 데이터 취득 시 2년 내 국내 지도앱 시장 2위 가능성"
김경희

입력 : 2025.03.09 07:15:01


구글맵
[AFP 연합뉴스 자료 사진.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경희 기자 = 글로벌 수준의 위치 기반 서비스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고정밀 지도 데이터의 해외 반출을 막고 있는 정부 정책에 대한 전면 수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9일 제기됐다.

연세대 동서문제연구원 김득갑·박장호 객원교수는 '관광레저연구' 제36권 2호에 기고한 '디지털 지도 서비스 규제 개선의 경제적 효과에 관한 연구' 논문에서 "디지털 전환의 진전과 인공지능(AI) 기술이 전방위적으로 적용되는 현재, 지도 기반의 다양한 비즈니스와 혁신 제품의 출시 및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한국 정부의 데이터 정책에 과감한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정부는 디지털 지도 관광의 활성화 측면에서 토종 앱을 보호하기 위해 오랫동안 지속돼 온 글로벌 지도 앱에 대한 규제를 과감히 풀어줄 필요가 있다"며 "국내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산업의 경쟁력 향상에 넷플릭스, 유튜브가 기여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국내 지도 앱 시장이 완전 경쟁체제로 바뀐다면 건강한 산업 생태계 육성 및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 정부의 데이터 현지화 정책에 과감한 변화가 필요하다"며 "국가 안보도 중요하지만 미래 먹거리 확보 차원에서 지리적 데이터의 해외 반출을 전향적으로 검토해야 할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한국 정부는 국가 안보상 이유로 위성 사진을 포함한 지리적 데이터의 해외 반출을 금지하고 있다.

구글과 애플 등의 고정밀 지도 해외 반출 요구 역시 불허해 왔다.

이 때문에 글로벌 1위인 구글맵의 경우 한국에서만 유독 오류가 높고 제대로 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구글은 2007년과 2016년 정부에 고정밀 지도 데이터의 해외 반출을 요구했으나 두 차례 허가를 받지 못했고, 최근 데이터 해외 반출을 재차 요청한 상태다.

연구진은 이와 관련해 "네이버를 비롯한 토종 앱들이 국내 지도 서비스 시장의 85%를 차지하고 있는데, 정부 규제가 국내 기업들의 시장 독점을 지켜주는 방파제 역할을 하는 셈"이라며 "그 결과 국내 기업들의 지도 서비스는 한국인 전용 서비스로 개발돼 국내 시장에 안주하게 되고, 다양한 외국어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아 글로벌 경쟁력을 잃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2025년 중 지리적 데이터의 해외 반출이 허용된다는 가정하에 구글맵이 가져올 경제 효과와 관련, "국내 지도 앱 시장의 판도 변화가 예상된다"며 "구글맵의 서비스가 도입되더라도 포화 상태에 이른 국내 지도앱 시장이 대폭 확대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국내 토종 앱 사용자들의 이동 현상이 점차 나타날 수 있다"며 "구글맵 시장 점유율이 2년 안에 미국(57%), 영국(43%)의 절반 수준인 25%까지 높아질 경우 구글맵 사용자는 네이버 지도에 이어 2위 수준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들은 또 "글로벌 지도 앱의 참여로 무한경쟁 환경이 조성될 경우 자율 주행 차량, 도심 항공 모빌리티, 로봇 등 지도 기반의 다양한 혁신 제품 시장 활성화가 본격화될 것"이라며 "방한 외국인 전체 증가에서 구글맵의 기여 부분을 정확히 계산하기는 쉽지 않지만,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 분명하다"고 덧붙였다.

kyunghee@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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