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개미의 ‘엔비디아 사랑’ 차갑게 식었다…실적 발표 앞두고 대거 매도

김정석 기자(jsk@mk.co.kr)

입력 : 2025.02.26 16:28:34
엔비디아의 가파른 성장을 기대하며 실적 발표 전 주식을 사 모으던 국내 투자자들이 변심했다. ‘딥시크 쇼크’로 엔비디아의 산업 지배력에 대한 의문이 생기면서 국내 투자금이 빠르게 이탈하고 있다.

26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결제일 기준 지난 19일부터 25일까지 국내투자자들은 엔비디아 주식을 1억9700만달러(약 2800억원)어치 순매도했다. 엔비디아의 하루 주가 수익률을 2배 추종하는 ‘그래닛셰어스 2X 롱 엔비디아 데일리(NVDL)’ ETF(상장지수펀드)의 경우 일주일 동안 6800만달러(약 970억원)어치 팔아치웠다.

엔비디아는 26일(현지시간) 장 마감 이후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시장에서 전망하는 엔비디아의 지난해 4분기 매출은 380억달러로 전년 동기 보다 73% 늘어난 수치다.

실적발표 하루 전 거래일까지 일주일간 결제된 내역 가운데 엔비디아의 상승에 베팅하는 주요 두 종목을 국내투자자들은 4000억원 가까이 순매도한 상황이다.

이번 분기 발표를 제외하고는 지난해 1분기부터 3분기 실적 발표 전까지 국내 자금은 엔비디아 레버리지 상품을 사들였다. 작년 5월 24일 1분기 실적 발표 직전 일주일간 국내투자자들은 NVDL을 790만달러 순매수했다. 2024년 2분기 실적 발표 직전까지는 4680만달러, 3분기에는 6800만달러의 매수 우위를 보였다.

국내투자자들은 AI(인공지능) 반도체 산업을 대표하는 엔비디아를 팔고 ‘딥시크 쇼크’ 이후 부상한 소프트웨어섹터의 팰런티어를 적극적으로 사들이고 있다.

결제일 기준 지난 19일부터 25일까지 국내투자자들은 팰런티어를 1억8700만달러(약 2600억원)어치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엔비디아 순매도 규모에 근접하는 수치다. 팰런티어를 2배 추종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팰런티어 불 2배(PLTU) ETF는 같은 기간 2800만달러(약 400억원)어치 사들였다.

증시에서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AI 테마의 주도력을 키워가면서 국내투자자들의 투심도 옮겨간 것으로 보인다.

안소은 KB증권 연구원은 “주당순이익(EPS) 성장률이 완만하게 낮아지는 반도체와는 달리 소프트웨어 섹터는 가파른 상승세”라며 “관세 등 정책 불확실성에도 소프트웨어 산업그룹의 이익전망은 여전히 잘 버티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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