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시크 쇼크’에 주가 바닥 찍었나…설 명절 서학개미 올인한 종목은

최아영 매경닷컴 기자(cay@mk.co.kr)

입력 : 2025.02.02 21:29:01
딥시크.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설 연휴 휴장 기간 미국 증시를 뒤흔든 ‘딥시크 충격’에도 서학개미(해외 증시에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는 오히려 엔비디아를 대거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저비용 인공지능(AI)의 출현으로 AI반도체 대장주인 엔비디아 주가 변동폭이 커지자 저가 매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2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지난달 29~30일(결제일 기준) 서학개미 순매수 1위는 엔비디아로, 3억1888만달러(4640억원)어치 사들였다.

엔비디아의 하루 주가 수익률을 2배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에도 매수세가 몰렸다. 같은 기간 ‘그래닛셰어즈 2배 롱 엔비디아 데일리’(NVDL)는 서학개미 순매수 규모가 2억8300만달러(4119억원)로 3위를 차지했다. 순매수 4위를 기록한 테슬라(6964만달러·1013억원)와 큰 격차를 보였다.

서학개미들은 엔비디아가 급락세를 타자 일제히 매수로 대응했다. 엔비디아 주가는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가 공개한 새 AI 모델 여파로 지난 27일(현지시간) 16.97% 급락했다. 딥시크의 저렴한 AI 모델 개발 방식이 확산하면 엔비디아의 비싼 칩이 불필요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주가를 끌어내렸다.

연초 서학개미의 관심이 테슬라에 쏠렸던 것과 비교하면 엔비디아에 매수세가 집중된 건 다소 이례적인 움직임으로 보인다. 지난달 초부터 엔비디아 주가가 폭락하기 전날까지 국내 투자자가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테슬라였다. 이 기간 순매수액은 22억6814달러(3조2985억원)에 달한다.

엔비디아는 서학개미의 보관금액 2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기준으로 국내 투자자가 보유한 엔비디아 주식은 112억달러(약 16조원)로, 테슬라 주식(232억달러·약 33조원)의 절반 수준이다.

증권가에서는 단기적으로 엔비디아 실적 호조에 따른 주가 반등이 예상되지만, 중장기적인 불확실성은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엔비디아는 오는 26일 실적을 공개한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무료로 풀린 ‘딥시크 R1’은 오픈AI 생태계 전반에 대한 수익성 우려를 야기할 수 있다”며 “엔비디아 주가의 단기 반등이 있을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보수적 접근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 중심의 AI 인프라 구축 경쟁이 단기간에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딥시크가 쏘아올린 작은 공이 AI 인프라 구축 경쟁의 틀에 균열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은 부인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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