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시장서 어떻게 경쟁하려고”...5년새 고용유연성 반토막 난 한국 노동시장
최예빈 기자(yb12@mk.co.kr)
입력 : 2025.02.02 20:21:24
입력 : 2025.02.02 20:21:24
제조업 대기업은 유연성 바닥
“주52시간 등 文 고용정책 원인”
“주52시간 등 文 고용정책 원인”
국내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측정한 결과 5년 사이 반토막이 났다는 논문이 나왔다. 급변하는 세계 정세 속에서 수출주도형 경제인 한국 경제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노동시장 유연성을 제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31일 한국노동경제학회에서 발간한 ‘노동시장 수량적 유연성 추정과 시사점’ 논문에 따르면 2018년 대비 2023년 전체 산업 고용조정 속도는 절반으로 줄어들었다.
고용조정 속도란 해당 분기에 적절한 고용 수준을 계산한 뒤 다음 분기에 그 수준에 얼마나 빨리 접근하는지 추정한 것을 뜻한다. 만약 수치가 0.1이라면 10분기가 지나야 원하는 수준으로 고용이 조종된다는 의미다. 1에 가까울수록 노동시장에 유연성이 충분해 사람을 더 채용하거나 잘라서 적정한 고용 수준에 빨리 도달한다.
그러나 국내 고용 시장은 계속 고용조종 속도가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논문에서 산업 고용조종 속도는 2018년 0.86, 2019년 0.56, 2020년 0.48, 2021년 0.41, 2023년 0.37로 매년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노동조합의 협상력이 강한 제조업 대기업의 경우 상황이 더욱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2018년에도 0.2를 간신히 넘기는 수준에서 이제는 0에 수렴할 정도로 분석됐다.
해당 논문을 작성한 배진한 충남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국내 노동시장은 유연성 제고라는 세계적 추세와는 달리 유연화보다는 좀 더 경직화되어 가는 모습을 보인다는 평가를 국내외적으로 받고 있다”며 “통계적으로 고용조정속도를 통해 분석해 본 유연성 변화 상황도 그런 평가들을 확인해줬다”고 말했다.
배 교수는 노동시장이 경직된 원인으로 문재인 정부 당시 노동정책을 꼽았다. 문재인 정부 당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정책으로 밀면서 노동시장 이중화가 심화됐다는 설명이다.
주52시간 제도는 노동시장뿐만 아니라 시간까지 경직되게 만들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배 교수는 “휴일근로 포함 주당 52시간 엄격 규제 등으로 현재의 근로시간 유연성에 어려움이 있는 만큼 유연성을 과감하게 높여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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