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협상용 아니다"…2월1일 加·中·멕시코 관세 강행 확인(종합)
"3국, 관세 피할 방법 없다"…캐나다·멕시코에 25%·중국에 10% 부과 임박트럼프 "석유·가스 관세 내달 18일께 부과"…반도체·철강 등에도 관세 예고트럼프, 1일 행정명령 서명할 듯…캐나다 등 맞대응 예고에 '관세전쟁' 촉발 우려
강병철
입력 : 2025.02.01 09:10:16
입력 : 2025.02.01 09:10:16
(워싱턴=연합뉴스) 강병철 특파원 = 미국 백악관이 31일(현지시간) 캐나다, 멕시코, 중국에 대한 관세 부과가 예정대로 2월 1일부터 시행된다고 확인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해당 관세 부과가 협상용이 아니라며 강행 의지를 재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아가 반도체, 철강, 석유 등에 대한 추가 관세도 예고하면서 관세를 중심에 둔 통상 및 대외정책 운용 기조를 재차 천명했다.
실제 미국이 경쟁국은 물론 동맹국에까지 무차별적으로 관세를 부과하면 이는 그동안 자유무역 기조가 확대돼온 국제 무역 질서에 적잖은 변화를 몰고 오면서 글로벌 관세 전쟁이 본격화된다는 의미로도 해석될 수 있어 주목된다.
다만 미국 정부는 다음 달 1일 캐나다 등에 대한 관세 부과와 관련, 면제 품목이 있는지를 구체적인 시행 계획은 아직 발표하지 않은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행정명령에 서명한 뒤 진행한 언론과의 문답에서 '캐나다 등이 오늘 밤 내일 관세 부과를 막기(forestall) 위해 할 수 있는 것이 있느냐'는 질문에 "노(No).
지금은 없다"라고 답했다.
그는 '관세 부과 예고가 협상용 수단이 아니냐'는 후속 질문에 "아니다.
그렇지 않다"라면서 "그것은 순전히 경제적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3개 국가 모두에 대해 큰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큰 적자가 있고 그것은 우리가 지금 (대응) 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이른바 좀비 마약으로 불리는 펜타닐과 불법 이주민의 미국 유입 문제 등도 같이 거론했다.
그는 해당 국가가 양보하는 것을 노리느냐는 말에 "우리는 양보를 추구하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우리는 무슨 일이 일어날지 지켜볼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일(2월1일) 관세 대상에 캐나다 원유도 포함되느냐'는 질문에 "그것에 대해서는 관세를 좀 낮출 것이다.
우리는 석유에 대해서는 (25%에서) 10%로 낮추는 것을 생각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와 관련,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낮 브리핑에서 "저는 바로 전에 백악관 집무실에서 대통령과 함께 있었다"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내일(2월1일) 멕시코와 캐나다에 대한 25% 관세, 중국에 대한 10% 관세 부과를 시작하리라는 것을 확인(confirm)한다"고 말했다.
그는 실제 캐나다, 멕시코, 중국 등에 대한 관세가 다음 달 1일부터 부과되느냐는 재확인 질문에 대해 "맞는다"라면서 "만약 대통령이 어느 시점에 해당 관세를 철회(roll back)하기로 결정한다면 그것은 대통령이 결정할 사항이지만 (현시점에서) 해당 관세는 내일부터 시행된다"고 확인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1·5 대선 승리 직후에 불법 이민 차단 및 마약 유입 방지 노력 부족을 이유로 취임 당일 멕시코와 캐나다에는 각 25%, 중국에는 10%의 관세를 추가로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는 지난 20일 취임식 뒤에 백악관에서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한 25% 관세를 2월 1일부터 부과할 생각이라고 언급했으며 이후 중국에 대해서도 2월 1일부터 새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발언했다.
만약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이 밝힌 대로 2월 1일부터 이들 3개 국가에 무차별적으로 관세가 부과되면 글로벌 관세 전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캐나다와 멕시코, 중국도 바로 '맞대응 관세' 조치를 취하겠다고 공언해왔다는 점에서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에 따르면 2022년 수입 기준으로는 중국이 5천363억달러(전체의 14.6%)를 차지해 1위를 기록했다.
이어 멕시코(4천548억달러), 캐나다(4천366억달러) 등의 순이다.
캐나다, 멕시코, 중국에 대한 전면적 관세가 현실화하면 2023년 기준으로 관세 부과 대상은 1조3천억달러(약 1천894조원) 이상이 된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캐나다와 멕시코는 미국과 무역협정(USMCA)을 맺고 있으며 상당수의 제품에 관세가 부과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캐나다와 멕시코의 경우 사실상 산업적으로 미국에 통합돼 있다는 게 미국 언론의 평가다.
이는 캐나다와 멕시코뿐만 아니라 미국 기업도 관세 부과에 따른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이와 관련, 미국 경제 연구소인 하이프리퀀시이코노믹스 창립자인 칼 와인버그는 캐나다에 멕시코에 대한 25% 관세 부과 시 미국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0.6%, 2분기는 추가로 0.1%의 타격을 받을 것으로 추산했다.
이런 이유로 자동차 및 에너지 관련 미국 업체들은 관세 부과에 반대하는 입장을 사전에 전달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나아가 트럼프 대통령 측에서도 일부 품목에 먼저 관세를 부과하거나 발표 시점과 시행 시점에 시차를 두는 방안 등이 거론돼 왔다고 미국 언론은 보도했다.
미국 내에서는 캐나다 등에 대한 관세 부과로 인플레이션이 악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많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이 관세가 시행되면 식료품부터 자동차, 휘발유에 이르기까지 모든 물건 가격이 오르면서 중산층이 살기 더 어려워질 것"이라며 "우리는 동맹국을 공격하기보다는 중국과 같은 경쟁자에 대해 강하게 압박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는 인플레이션을 초래하지 않고 성공을 만든다"고 주장했다.
미국 정부는 아직 구체적인 관세 부과 계획은 발표하지 않은 상태다.
이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 달 1일 행정명령에 서명할 것이라고 AP통신은 보도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철강, 알루미늄, 석유, 가스, 의약품, 반도체 등에 대한 관세 부과 방침도 밝혔다.
그는 이날 진행된 엔비디아의 최고경영자(CEO) 젠슨 황과의 면담에 대한 질문에 대해 "좋은 미팅이었다"고 답한 뒤 "우리는 종국적으로(eventually) 반도체에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석유, 가스에도 관세를 부과할 것이며 그것은 빨리 이뤄질 것이다.
내 생각에 아마도 2월 18일경에 (부과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철강에도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면서 "우리는 (현재) 철강에 관세를 부과하고 있으나 그것은 앞으로 있을 것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작은 작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알루미늄, 구리 등에 대한 관세 부과도 언급한 뒤 구리에 대해서는 "그것은 좀 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제약 산업과 의약품과 관련해서는 '관세 장벽'을 언급하면서 "미국으로 (산업이) 되돌아오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연합(EU)에 대해서도 "우리를 매우 나쁘게 대우했다"라면서 향후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soleco@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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