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내무 후보 "'전기차 인센티브' IRA, 中 의존도 높이는 것"(종합)

인사청문회서 IRA 반대…"中이 주요광물 85% 장악한 때에 통과시켜""트럼프 에너지 패권 비전, 해외의 전쟁 끝내고 인플레 낮출 것"
박성민

입력 : 2025.01.17 05:03:26


더그 버검 미 내무부 장관 후보자
[워싱턴=AP 연합뉴스.재판매 및 DB 금지]

(워싱턴=연합뉴스) 박성민 특파원 = 더그 버검 트럼프 2기 행정부 내무부 장관 후보자는 16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의 에너지 패권 비전은 해외에서 벌어지는 전쟁을 종식하고, 인플레이션을 낮춰 미국의 모든 가정의 삶을 더 저렴하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버검 후보자는 이날 미 연방의회 상원 에너지·천연자원위원회가 진행한 인사청문회에서 "미국에서 에너지 생산이 제한되더라도 에너지 수요가 줄어들지 않는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어 "다만, 환경에 관심이 없는 독재자가 이끄는 러시아, 베네수엘라, 이란 같은 국가의 생산이 늘어날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미국 영토 내의 석유와 가스 등 시추를 무제한 허용해 에너지 가격을 절감하는 동시에 적국의 에너지 수출을 통한 전쟁 비용 충당을 저지하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에 발맞춘 언급이다.

버검 후보자는 "미국 국민은 에너지 패권을 달성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분명한 신뢰를 보냈다"며 "에너지 패권은 미국의 번영, 경제, 안보의 토대"라고 강조했다.

노스다코타 주지사인 후보자는 "자연 자원을 지속 가능하게 개발하고 땅과 야생 동물에 대한 존중을 실천함으로써 미국에서 가장 깨끗한 공기와 물을 보유하면서도 번영하는 경제를 만들어냈다"며 "우리의 성공은 규제를 넘어 혁신을 우선함으로써 우리가 사는 엄청난 풍요에 접근할 수 있다는 이해에 기반을 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버검 후보자는 노스다코타주의 '시어도어 루스벨트 국립공원' 옆에 루스벨트 전 대통령을 기리는 도서관과 박물관을 짓고 있다면서, '부드럽게 걷고, 말하고 큰 방망이를 들어라'(walk softly, speak softly and carry a big stick)는 루스벨트 전 대통령이 즐겨 쓴 격언을 언급했다.

'큰 방망이'는 미국의 강경한 외교 정책을 의미한다.

그는 그러면서 "우리 시대에 트럼프 대통령의 에너지 패권은 미국의 '큰 방망이'가 되어 역사적 번영과 세계 평화를 이루는 데 활용될 수 있다"고 했다.

아울러 버검 후보자는 바이든 정부에서 초당적으로 입법된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그는 IRA에 대해 "중국이 (전기차 생산에 활용되는) 전 세계 주요 광물 자원의 85%를 장악한 시기에 우리는 전기차에 대한 모든 종류의 인센티브를 통과시켰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는 중국과 냉전, 사이버 전쟁을 벌이고 있고 북한, 러시아는 매일 도발을 하는 시점에 주요 적국에 대한 의존도를 높인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더그 버검 미 내무부 장관 후보자
[워싱턴=AP 연합뉴스.재판매 및 DB 금지]

이날 청문회에서 공화당 의원들은 후보자에게 질의하며 자신의 지역구에 대한 에너지 개발 제한 해제를 촉구했다.

공화당 소속인 마이크 리(유타) 에너지·천연자원위원장은 유타주의 베어스 이어스 국립공원의 지정 면적이 지나치게 광범위해 개발이 제한돼 있다고 지적했으며, 이에 후보자는 "균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화답했다.

같은 당 스티브 데인스(몬태나) 의원 역시 자신의 지역구의 탄광 3곳에 대한 조속한 채굴 허가를 요청했고, 버검 후보자는 "미국은 전기 부족에 직면해 있다"며 "기본적인 전기 공급이 없으면 중국과의 인공지능(AI) 경쟁에서 패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 의원들은 지나친 자원 개발로 인한 환경 영향 및 기후 변화를 우려했다.

마지 히로노(하와이) 의원은 "트럼프는 석유와 가스를 대규모 시추하겠다고 했고, 이로 인해 화석 연료 연소량이 증가할 것이며, 화석 연료의 연소는 기후변화의 주요 원인"이라며 "2017년 트럼프 대통령이 임명한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은 기후변화가 우리 군이 활동하는 지역의 안정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했다"고 지적했다.

히로노 의원은 또 "대통령이 내무부 임무 또는 헌법에 반하는 방식으로 행동하라는 명령을 하면 그 지시를 따를 것인가"라고 물었고, 후보자는 "법과 헌법을 따를 것"이라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국민의 이익을 위해 에너지 생산을 촉진하는 것 외에 다른 일을 하려는 것에 대해 들어온 바 없다"고 답했다.

한편, 버검 후보자는 대형 산불이 수일간 이어지는 로스앤젤레스(LA)에 대한 연방 차원의 지원이 무조건적으로 이뤄져야 하는지 묻는 알렉스 파디야(민주·캘리포니아) 의원의 질의에 "상황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밝혔다.

min22@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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