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계약했는데 대출 막히면 어쩌나요”…은행권 비대면 주담대 대혼란, 왜
박인혜 기자(inhyeplove@mk.co.kr)
입력 : 2025.01.10 22:55:17
입력 : 2025.01.10 22:55:17
31일 법원 미래등기시스템 도입 후폭풍
등기방식 온·오프라인중 택일
매도인이 전자등기 거부하면
매수인은 인감들고 은행가야
인뱅은 물론 대형은행도 혼선
중단 예고했다가 번복하기도
은행, 대면대출만 운용방침땐
고객 이자부담 늘어날수 있어
등기방식 온·오프라인중 택일
매도인이 전자등기 거부하면
매수인은 인감들고 은행가야
인뱅은 물론 대형은행도 혼선
중단 예고했다가 번복하기도
은행, 대면대출만 운용방침땐
고객 이자부담 늘어날수 있어
이달 말부터 법원의 등기시스템이 개편되며 비대면 주택담보대출 이용을 놓고 혼선이 이어지고 있다. 은행에 따라 시스템 개편 이후 비대면 주담대를 금지한 곳도 있고 대면과 병행하는 곳도 등장하는 등 대응 방식도 제각각이다. 또 일부 고객들의 경우엔 꼼짝없이 더 많은 이자를 부담해야 할 상황에 직면할 전망이다. 비대면만을 취급하는 인터넷전문은행들도 비상이 걸렸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법원은 이달 31일부터 미래등기시스템을 도입한다. 시스템 개편에 따라 주담대에 필수인 근저당 설정과 소유권 이전 등기는 앞으로 둘 다 오프라인으로 하거나 온라인(전자등기)으로 진행해야 한다. 지금까지는 매수자가 소유권 이전 등기 신청 접수증만 온라인으로 제출하면 비대면 대출이 됐으나 앞으로는 매수인과 매도인이 함께 법원 시스템에 접속해 전자등기를 위한 서명을 해야 한다.
문제는 매도인이 이를 거부할 경우다. 매도자가 번거로운 전자서명 절차를 거부하는 경우 매수자 입장에선 결국 오프라인 등기 신청을 하는 수밖에는 없다. 이 경우 은행 영업점을 방문해 은행 직원과 법무사의 도움을 받아 인감 날인을 해야 한다.
관련 서류 준비의 불확실성이 커지자 비대면 주담대 상품 판매를 중단한 은행까지 나왔다.
우리은행은 미래등기시스템 도입을 앞두고 아예 비대면 주담대 판매를 막았다. NH농협은행도 이달 31일부터 비대면 대출 상품 운영을 중단한다. 우리은행 측은 “담보대출의 핵심인 소유권 이전 등기와 근저당권 설정 등기에서 변화가 있었고, 이에 따라 혹시 발생할지 모르는 고객 혼란과 피해 방지를 위해 당분간 대면으로만 주담대를 취급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 KB국민은행은 비대면 주담대 상품은 운영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위의 사례처럼 매도인이 전자등기를 거부할 경우 매수인은 직접 은행에 나와 법무사와 직원의 도움을 받아 오프라인 등기를 해야 한다는 점을 안내할 예정이다.
KB국민은행은 당초 비대면 주담대 상품 판매를 전면 중단할 예정이었다. 다만 매경 취재가 시작되자 계속 비대면 주담대를 취급하되 영업점에서 달라진 부분을 돕겠다는 식으로 선회했다.
고객 입장에선 이자도 문제다. 비대면 주담대는 통상 대면 주담대보다 금리가 낮다. 어쩔 수 없이 대면으로 받아야 하는 경우 이자 부담이 늘어나는 셈이다. 일례로 우리은행은 비대면 주담대 5년 변동형 상품에 대해 3.98%의 금리를 부여하고 있다. 이에 비해 대면 상품의 경우 4.08~5.28%의 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100% 비대면으로 운영하는 인터넷전문은행도 난감하다. 인뱅 중 주담대를 다루는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는 오프라인 지점이 없어 시중은행처럼 영업점을 방문해 부족한 업무를 보충하는 방식도 어렵다. 인터넷전문은행들은 대안찾기에 나섰다. 매도자가 전자등기를 거부할 경우에 법무사를 통해 매도인과 매수인에게 각각 위임장을 받아 대면으로 진행해 프로세스를 처리하는 방식도 거론된다.
어떤 방식이든 현재와 같은 ‘완전한’ 비대면 주담대는 어려워지게 된다.
법원은 등기의 안정성을 위해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은행들은 난감하다. 일부 시중은행과 인터넷전문은행, 은행연합회 측은 지난 8일 법원행정처와 면담하면서 고객 불편을 이유로 시행 유예 등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법원은 “미래등기시스템은 예정대로 도입·시행하는 것이 불가피하고, 서류 첨부 기능 추가 등도 불가하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들은 일단 최대한 부작용을 줄여보기 위한 자체 안을 마련중이다. 신한은행의 경우 매도인의 전자등기 동참을 쉽게 하기 위한 링크 발송 등의 시스템 구축을 검토 중이다. 다만 이에는 대략 2~3개월의 시간이 소요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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