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에서 대출받기 더 쉬워진다는데”…오히려 더 걱정이라는 지방은행, 왜?
김민주 매경닷컴 기자(kim.minjoo@mk.co.kr)
입력 : 2025.01.09 14:23:33
입력 : 2025.01.09 14:23:33
가계대출 차등화 정책…시중은행 지방침투 가속화 우려
지방은행·기업·공공기관 시너지 전제조건 마련 우선돼야
지역은행 이용 비율 명시·공공기관 ‘평가항목’ 개정 등
지방은행·기업·공공기관 시너지 전제조건 마련 우선돼야
지역은행 이용 비율 명시·공공기관 ‘평가항목’ 개정 등
지방 소멸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만큼 금융당국은 올해 지역 자금 공급 강화를 위한 규제 완화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지방은행은 이에 따른 수혜는커녕 경영여건이 더욱 악화될 수 있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금융당국은 지역대출에 대해서는 대출 공급 여력을 더 주는 등 ‘서울-지방 가계대출 차등화 정책’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지난달 20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건설업계 및 부동산 전문가 간담회’에서 “실수요자와 지방 가계대출 수요자들이 더 여유를 느낄 수 있도록 자금 공급을 원활히 하고 특히 지방의 경우 수요자가 더 여유를 느끼게 하겠다”고 밝혔다.
아직 구체적 윤곽이 드러나진 않았지만, 은행 대출 연간계획에서 지역 총량을 조금 더 주거나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3단계를 도입할 때 스트레스(가산) 금리를 조정하는 방안 등이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이런 변화가 지방은행 수혜로 이어지는 게 아닌, 시중은행의 지방영업에 힘을 싣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지방에서의 대출 여력이 나아지면 가계대출 관리에 시달리고 있는 시중은행의 지방 침투가 더욱 거세질 것이란 우려에서다.
지역경제에 큰 역할을 하는 기업 및 공공기관은 국제금융거래, 대규모 프로잭트파이낸싱(PF), 복잡한 금융 상품 등 다양한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시중은행을 더 선호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현재 전국혁신도시공공기관 110곳 중 지방은행을 1순위 거래은행으로 둔 곳은 4곳(3.63%)에 불과하다.
손재성 웅지세무대 회계세무정보과 교수는 “어느정도 규모 이상 기업들은 수출·입을 통한 이익창출이 큰 부분을 차지하기에 외화 유동성 확보가 필수인데 아무래도 시중은행이 관련 여건에 있어 더 나은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지방은행 관계자는 “시중은행과의 지방자치단체 및 지역 공공기관 금고 경쟁 심화에 따른 지역 환원 규모 축소가 우려된다”고 전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시중은행의 틈새 침투를 유발할 수 있는 무조건적인 규제 완화가 아닌, 지방은행과 지역경제가 시너지를 발휘할 전제조건 마련이 우선돼야한다는 견해가 제기된다.
신진교 계명대 교수는 “공공기관이 운영하는 예산의 일정 비율 이상을 지역은행을 이용하도록 명시하거나 공공기관 평가항목에 ‘지역은행과의 거래실적’을 반영하는 등의 상생 방안을 고려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지방은행은 금융당국에 ‘지방은행 육성 특별법’ 제정을 요청했지만 아직 시행 수순을 밟진 못했다. 주요 요청 내용은 ▲지자체 금고 운행 지방은행 법제화 또는 우선권 부여 ▲지역 이전 공공기관 거래은행 지정 시 우선권 부여 ▲지역 이전 공공기관의 지방은행 자금 예치 비율 의무화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 시 지방은행 거래실적 반영 ▲예금보험료 이원화 및 인하 등이다.
이병윤 KIF(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지방은행이 우리 경제 및 사회에 꼭 필요하고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데 시장에서 이익을 내며 스스로 생존하기 어려운 환경에 처해 있다면 이는 일종의 시장실패이며 정부가 지원해줄 근거와 필요성이 생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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