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2070년 해수면 1m 상승…광양 등 세계 항구 13곳 침수"
국제 연구단체 분석…"화석연료 계속 의존하면 항구 끊겨 공급 중단"
고동욱
입력 : 2025.01.04 19:15:46
입력 : 2025.01.04 19:15:46
(서울=연합뉴스) 고동욱 기자 = 기후변화 때문에 이르면 2070년까지 해수면이 1m 상승, 한국의 광양을 포함해 전세계 주요 항구 13곳이 침수될 위기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4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정책·연구자 네트워크인 국제 지구빙하권 기후 이니셔티브(ICCI)는 최근 내놓은 '2024년 빙하권 리포트'에서 이같이 분석했다.
ICCI는 금세기 중 해수면 1m 상승이 불가피해졌으며, 빙상 붕괴 속도가 둔화하지 않을 경우 이르면 2070년께 현실화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아울러 이르면 2100년대 초반에 해수면이 3m까지 높아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ICCI는 이 분석을 토대로 전 세계에서 유조선이 가장 많이 드나드는 항구 15곳 가운데 광양을 포함한 13곳이 해수면 상승에 취약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이들 항구가 저지대에 자리 잡고 있기 때문에, 해수면이 1m 상승할 경우 부두와 석유 저장 시설, 정유 시설 등 각종 인프라가 파괴될 수 있다는 것이다.
광양 외에 사우디아라비아 동부 라스타누라, 서부 얀부 등도 치명적인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됐다.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가 운영하는 이들 두 항구는 사우디 석유 수출량의 98%를 책임진다.
중국에서는 다롄, 상하이, 닝보-저우산 등 세 곳이 취약한 항구로 지목됐고 아랍에미리트(UAE)는 코르파칸과 푸자이라 두 곳이, 미국에서는 휴스턴과 갤버스턴 두 곳이 위험 리스트에 올랐다.
싱가포르, 네덜란드 로테르담, 러시아 우스트-루가도 포함됐다.
ICCI는 2023년 기준으로 이들 13개 항구를 통해 전 세계 원유 거래의 약 20%가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화석연료를 수출하는 길목인 항구가 화석연료의 과도한 사용으로 인한 해수면 상승에 타격을 입게 된다는 분석은 일종의 아이러니다.
하지만 석유의 생산·수출 주체들이 손해를 감수하지 않는 이상 자기 파괴적인 거래가 계속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해법은 간단하지 않다.
국제 연구기관인 '탄소제로 애널리틱스'의 분석가 머리 워디는 "온난화되는 지구에서 계속 화석연료에 의존하는 것은 에너지 안보가 아닌 재앙의 길"이라며 "각국은 화석연료에 계속 의존하며 항구가 침수돼 공급이 끊기는 것을 감수할지, 아니면 안전하고 지속 가능한 에너지로 전환할지를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sncwook@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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