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주주가치 높이기 … 1조 자사주 매입

김제림 기자(jaelim@mk.co.kr), 김동은 기자(bridge@mk.co.kr)

입력 : 2024.11.27 17:15:17
내년 2월까지 매입 계획
기대했던 소각은 발표 없어
외국인 매도로 주가 1% 하락






현대자동차가 주주 가치를 높이기 위해 자사주를 1조원어치 사들이기로 결정했다. 지난 8월 현대차의 기업 가치 제고 계획 공시(밸류업 공시)를 통해 예고된 자사주 매입이었기 때문에 주가는 오히려 하락했다. 당초 예상한 1조3000억원에 미치지 못했고, 자사주 매입 이후 소각 계획이 따로 발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보통주 390만6545주(8731억원), 기타주 75만9323주(1269억원)를 총 1조원에 장내 매수 방식으로 취득한다고 27일 공시했다. 취득 예상 기간은 28일부터 내년 2월 27일까지다. 기타주는 우선주(29만2308주), 2우선주(43만7867주), 3우선주(2만9148주) 합계다. 현대차 보통주가 2억주임을 감안하면 전체 주식의 1.95%가량을 매입하는 것이다. 우선주 기준으로는 전체 주식의 1.2% 매입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사회 결의에 따라 약 7000억원어치 주식은 주주 가치 제고 목적으로, 약 3000억원어치는 주식 기준 보상 등 목적으로 취득할 예정"이라며 "이에 따른 자기주식 활용 시점은 향후 이사회 결의 시 공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현대차는 2025년부터 2027년까지 총주주환원율(TSR) 35% 달성, 보통주 기준 1만원 수준 주당 최소 배당금 도입을 약속했다. 총주주환원율은 주가수익률과 배당소득을 포괄하는 개념으로, 주주들이 얻을 수 있는 총수익률을 뜻한다. 이번 자사주 매입 결의 역시 총주주환원율을 높이기 위한 절차 중 하나다.

다만 이날 장중 발표된 자사주 매입 공시에도 현대차 주가는 하락했다.

현대차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12% 내린 22만10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현대차우는 0.61%, 현대차2우B는 0.29%, 현대차3우B는 0.55% 동반 하락했다. 개인과 기관은 순매수했지만 외국인은 5만3000주를 순매도했다.

자기주식 매입 규모가 시장 기대에 다소 못 미치는 편이었다는 게 현대차 주가 하락의 원인이다. 현대차의 밸류업 계획을 통해 시장에서는 배당총액을 연간 3200억원, 자기주식 소각액을 1조3000억원가량으로 예상했다. 여기에 인도법인의 기업공개(IPO) 구주매출로 얻은 재원이 주주 환원에 활용될 것이란 기대가 커졌다.

더구나 최근 소각 계획이 없는 자사주 매입 예고 공시는 대부분 주가 상승 효과가 제한적이었다. 삼성전자가 지난 15일 10조원의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밝혔지만 소각 규모를 3조원만 제시해 주가를 본격적으로 반등시키는 데 역부족이란 평가를 받았다.

증권가에선 당초 배당성향 25%를 기준으로 배당총액 3조3000억원, 자기주식 소각금액 1조3000억원 등 2025년 총주주환원금액으로 4조6000원 규모를 예상했다. 순이익이 올해와 내년에 각각 14조원을 달성할 것이란 전망에서 나온 수치다.

현대차는 2022년 3150억원, 2023년 3120억원의 자사주를 매입했는데, 밸류업 계획에 따르면 이미 보유한 자사주 3%를 3년간 소각할 예정이다. 또 밸류업 계획을 통해 현대차는 자사주 매입 시 목적을 명시하겠다고 밝혔다. 기업 가치 제고용이나 임직원 성과급 지급 등 목적을 명확히 하겠다는 뜻이다.

또 현대차는 평균 자기자본이익률(ROE) 목표를 11~12%로 잡고 향후 3년간 자사주 매입 총규모(4조원)를 설정했으며, 주당 최소 배당금 1만원을 제시했다. 현대차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차기 정부의 관세 상향에 대한 우려가 주가에 반영돼 여전히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6배로 저평가돼 있다.

[김제림 기자 / 김동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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