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월 위기설’ 어디서 나오나보니...부동산PF 차입금 15% 늘어난 대형 건설사

방영덕 매경닷컴 기자(byd@mk.co.kr)

입력 : 2024.06.05 11:19:31
태영건설 여의도 사옥. [사진출처 = 연합뉴스]


대형 건설사 중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규모가 자기자본의 100%를 넘긴 곳이 총 9곳으로 나타났다.

5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에 따르면 2023년 시공능력평가 상위 50대 건설사 중 전년도와 비교가 가능한 39곳을 대상으로 부동산 PF 관련 차입금 현황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말 기준 39곳의 전체 대출 잔액은 46조3644억원으로 전년 동기(40조2165억원) 대비 15.3% 증가했다.

특히 본PF(인허가 후 시공·개발비용 조달용 대출)가 27조5927억원(59.5%)으로 가장 많았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1.6% 증가한 수준이다.

브릿지론(토지 매입 등 사업 초기 자금을 확보하기 위한 대출)은 17조2192억원(37.1%)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 늘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자본총계 대비 부동산 PF 차입금 비중이 100%를 넘은 건설사는 총 9곳으로 집계됐다.

자본잠식 상태인 태영건설을 포함해 코오롱글로벌(351.7%), 두산건설(300.8%), SGC E&C(289.6%), 신세계건설(208.4%), 롯데건설(204.0%), 쌍용건설(192.4%), 금호건설(158.8%), 서한(129.9%) 등이 포함됐다.

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현대건설(9조9067억원)이 가장 많았다. 현대건설은 올해 부동산 PF 만기 도래 차입금 규모(7조2790억원)가 가장 큰 건설사에도 이름을 올렸다.

이어 대출 잔액이 많은 곳은 롯데건설(5조3891억원), GS건설(3조3015억원), 태영건설(2조6920억원), HDC현대산업개발(2조5302억원) 순으로 집계됐다.

브릿지론 대출 잔액 비중이 가장 높은 건설사는 호반건설(100%)이었다. 롯데건설(88.0%), 신세계건설(88.0%), 제일건설(68.3%), HL디앤아이한라(58.3%) 등이 그 뒤를 이었다.

본PF 대출 잔액 비중이 100%인 건설사는 삼성물산(2조3640억원), 금호건설(7460억원), 두산에너빌리티(3533억원) 등 7곳이었다. 50%를 넘긴 건설사는 KCC건설(2565억원) 등 23곳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올해 부동산 PF 만기 도래 차입금 규모가 가장 큰 건설사는 현대건설(7조2790억원)에 이어 롯데건설로 4조5351억원 규모였다. 이는 전체 대출의 84.2%를 차지하는 수준이다.

이어 GS건설 2조393억원(61.8%), 대우건설 1조4233억원(86.6%), 코오롱글로벌 1조3642억원(70.0%) 순이었다.

내년 만기 차입금이 1조원을 넘는 건설사는 HDC현대산업개발(1조2685억원), GS건설(1조1107억원), 삼성물산(1조359억원)이다.

한편, 금융당국은 시중에서 부동산 PF 등으로 인한 ‘N월 위기설’이 반복적으로 불거지는 것과 관련 올해 하반기에는 부동산 PF 정상화가 시작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4일 취임 2주년을 맞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N월 위기설’에 대해 “당장 7~8월이 지나면 위기설이 없어진다고 장담은 못하지만 길어도 1년, 짧게는 하반기가 지나면 정리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는 대증요법이 아닌 최초 질병의 원인을 다루는 대책이 진행될 것”이라며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정상화가 올해 하반기 시작되고, 정리가 끝나면 부동산뿐만 아니라 대체투자와 자산고착화 문제 등 전체 자본시장 활성화를 쟁점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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