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대책보다 실행이 중요"…저서로 살펴본 김정관 경제정책
공동저서 '한국의 경제생태계'에서 '연대와 협업' '종합적 대책' 강조"획기적이고 새로운 것에 대한 콤플렉스에서 벗어나야"
김동규
입력 : 2025.08.04 06:00:01
입력 : 2025.08.04 06:00:01

(서울=연합뉴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지난달 2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더그 버검 미국 백악관 국가에너지위원회 위원장과 면담을 하고 있다.2025.7.26 [산업통상자원부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동규 기자 =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과거 저서에서 정부가 바뀔 때마다 새로운 정책을 내놓으려는 관행에서 벗어나 내실 있게 정책을 추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소신을 밝힌 것으로 나타났다.
이재명 정부의 산업·에너지·통상 정책의 키를 쥐게 된 김 장관이 이 같은 정책 철학을 가진 것으로 알려지면서 산업 정책이 '전 정부 흔적 지우기'로 흐르기보다 균형 잡힌 시각에서 장기적 성과를 내는 방향으로 추진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4일 관가에 따르면 김 장관은 지난 2017년 11월 니어재단이 펴낸 '한국의 경제생태계'의 공저자로 참여해 '생태계 관점에서 본 한국 경제 진단' 장을 맡아 집필했다.
그는 경제를 생태계 관점에서 분석한 이 책에서 "한국 경제는 건강하지도, 지속 가능하지도 않은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자연생태계와 마찬가지로 경제생태계에서는 건강성, 다양성, 상호 연계성, 역동성, 유연성 등이 중요한데, 한국의 경제생태계에서는 이 같은 특성들이 모두 약화하거나 둔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저성장의 장기화, 구조조정 부진, 양극화 등 다양한 경고와 맥락을 같이하는 것"이라며 자살률 세계 1위, 저출산 문제 등 모습이 '위험 신호'라고 경고했다.
경제생태계 회복을 위한 해법으로 그는 '연대와 협업'을 강조했다.
그는 한국 경제를 바라보는 관점 가운데 '보수와 진보'를 가장 영향력 있는 기준으로 평가하면서 "성장을 위해서는 분배가 희생해야 한다는 생각이나, 성장보다는 분배가 우선이라는 생각이 강하게 충돌하면서 좀처럼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아쉬워했다.
그러면서 "진보 성향의 정부와 보수 성향의 정부가 번갈아 집권하는 과정에서 서로 상대편 정책의 문제점을 비난하며 자신들의 비전과 대책이 옳다고 믿고 정책을 추진해왔다"고 꼬집었다.

(서울=연합뉴스) 홍해인 기자 =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지난달 2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2025.7.22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hihong@yna.co.kr
그는 한국 경제가 건강하고 지속 가능하기 위해서는 "적정 수준의 성장과 소득 분배의 개선이 모두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보수적 색깔의 성장 대책이라는 이유로 무조건 비판해서는 안 되며, 진보적 정파의 분배 정책이라고 해서 무시하지만 말고 양 진영의 시각을 조화시킬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의 경제 정책 수립과 관련해서는 "획기적이고 새로운 것에 대한 콤플렉스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무분별한 '새 대책 수립'을 경계했다.
그는 "정부가 바뀔 때마다 새 정부는 지난 정부에 큰 과오가 있는 것처럼 지난 정부의 비전과 정책들을 수정한다"며 "이명박 정부의 녹색성장과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로 바뀌었지만, 과연 무엇이 얼마나 바뀌었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관료 사회의 무지성적 관행을 질타하기도 했다.
정책 당국자들이 동일한 문제에 대해 매년 새로운 대책을 마련해 발표하는 데 골몰하기도 한다며 전년도에 발표한 대책을 제대로 시행도 하지 않은 상황에서 올해 새 대책을 발표한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를 "삶이 지루하다고 복용하다가 중독돼 몸을 망가뜨리는 모르핀처럼 과다한 정책 중독도 생태계를 망가뜨린다"고 비유했다.
그는 경제가 복잡하게 연계되는 시대에 충실한 사회적 합의를 통해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세종=연합뉴스) 배재만 기자 =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지난달 21일 정부세종청사 산업통상자원부 강당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2025.7.21 scoop@yna.co.kr
과거와 달리 모든 산업 부분이 연계돼 영향을 주고 받는 경제·산업 구조에서 다양한 영향과 부작용을 고려한 종합적 대책을 완성하고, 이를 천착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대책을 요구하는 정치권과 언론 등이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새로운 대책을 무조건 내놓으려 하기보다 기존 대책이 착근돼 변화를 이룰 때까지 인내심을 갖고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책의 중심축을 기획과 수립에서 실행과 감독으로 옮겨야 한다"고 했다.
그는 "모든 부문을 고칠 수 있는 획기적인 경제 대책은 존재하기 힘들다는 겸손함이 중요하다"며 "자연생태계나 경제생태계나 하늘 아래 새것은 없다는 사실을 전제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dkkim@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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