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병완 한국쌀산업연합회장 “쌀 자조금 구성 착수...소비 진작 추진할것”

정혁훈 전문기자(moneyjung@mk.co.kr)

입력 : 2025.07.30 11:00:00
한국쌀산업연협회, 쌀 자조금 조성 결정
20년 헛바퀴 쌀자조금 드디어 출범할듯
이달 중 정부에 설치 계획안 제출 예정
정부 승인 후 쌀자조금 조성 본격 착수
쌀 소비확대, 수급안정, 수출증대 지원


한국쌀산업연합회장을 맡고 있는 문병완 보성농협 조합장(67)이 30일 매일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쌀에 대한 오해를 풀고, 쌀을 활용한 다양한 가공식품 개발에 도움을 주고 싶습니다.”

한국쌀산업연합회장을 맡고 있는 문병완 보성농협 조합장(67)은 30일 “쌀 자조금이 조성되면 한국 쌀 산업의 경쟁력 제고와 지속 가능한 쌀 산업 발전을 위한 방안을 적극적으로 찾아보겠다”며 이 같이 밝혔다. 앞서 쌀산업연합회는 29일 청주시 오송호텔에서 총회를 열어 쌀 임의자조금 설치계획서를 승인하고 자조금관리위원회 구성에 본격 착수했다.

자조금은 특정 산업 종사자들이 소비 촉진, 판로 확대, 수급 안정 등을 통해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스스로 조성한 기금을 말한다. 기금은 농업인이나 농업단체가 납부한 거출금과 그에 상응하는 정부 지원금으로 조성된다. 사과와 배, 한우, 한돈 등 많은 분야에서 자조금이 조성돼 왔지만 쌀 자조금은 농가들의 금전적 부담으로 인해 20여 년간 번번이 무산돼 왔다.

문 회장은 “쌀에 대한 소비가 빠르게 줄면서 수급 불안과 가격 하락이 반복되고 농가 소득이 침체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더 이상 기다려서는 안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며 “농가들이 참여하기 어렵다면 쌀 시장에 참여하는 농산업자 즉 양곡도정업체들과 미곡종합처리장(RPC)이 먼저 나서서 자조금을 결성하기로 의견을 모으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조금은 도정업체 300여 곳과 농협과 민간 RPC 200여 곳 등 총 500여 곳을 대상으로 회원을 모집할 것”이라며 “지금까지 100여 곳 이상이 회원으로 가입해 연간 280억원 정도의 재원 마련은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회원들은 쌀 1kg 도정에 10원씩을 거출하고, 그에 상응하는 재원을 정부가 지원하게 된다.

한국쌀산업연합회장을 맡고 있는 문병완 보성농협 조합장(67)이 30일 매일경제와 인터뷰 직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문 회장은 쌀 자조금 용처에 대해 “전체 사업비의 절반 정도는 쌀에 대한 관심 증대와 소비 확대 등을 위한 다양한 홍보를 위해 사용하고, 나머지는 적정 생산과 가격 지지를 위한 수급안정, 해외 시장조사와 상품개발을 통한 수출 활성화, 쌀 산업 발전을 위한 교육, 조사연구 등에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쌀 소비가 줄고 있는 원인 중 하나가 쌀이 비만의 주범이라는 인식이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며 “쌀의 영양학적 우수성을 과학적으로 입증하고 홍보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문 회장은 쌀 소비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가공식품으로의 개발을 보다 활성화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그는 “쌀은 밀가루와 달리 주식이라는 이유로 한때 막걸리로도 만들지 못하게 했을 정도로 가공식품 개발 역사가 짧다”며 “밀가루에 비해 떨어져 있는 가공식품 개발 기술을 발전시킬 수 있는 방안을 다양하게 찾아보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뿐만 아니라 쌀값이 떨어졌을 때 정부와 정치권의 대응이 정치적 상황에 따라 왔다갔다 하다보니 정책 일관성이 떨어지면서 효과가 반감되는 걸 많이 지켜봤다”며 “이제 우리가 나서서 조사연구 사업을 통해 일관된 정책 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기능을 해야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번에 추진되는 쌀 자조금은 생산 농가들이 참여하는 의무자조금이 아닌 양곡도정업체와 RPC들이 조성하는 임의자조금 형태로 추진된다. 농수산자조금법에 따르면 해당 품목의 농수산업자 중 10% 이상의 동의가 있으면 임의자조금 설치가 가능하다.

쌀 자조금 사업은 내년부터 시작될 전망이다. 문 회장은 “쌀 임의자조금위원회를 농수산업자 12명, 농식품부 공무원 1명, 학계·생산자·가공·유통·수출·마케팅 전문가와 소비자 2명 등 총 15명 이하 위원으로 구성할 계획”이라며 “이달 중 농식품부에 설치계획서를 제출해 승인을 받은 뒤 올해 말까지 임의자조금 위원회를 구성하면 본격적으로 자조금 사업을 개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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