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경그룹, 자금난에 제주항공 지분 96% 담보로 제공
명지예 기자(bright@mk.co.kr)
입력 : 2025.07.25 15:37:03
입력 : 2025.07.25 15:37:03

’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최근 제주항공 주가가 담보 유지 기준을 밑돌면서 반대매매 우려도 커지고 있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의 최대주주인 AK홀딩스는 전체 보유 지분 4323만6018주 중 약 4168만주(96.4%)를 담보로 제공한 상태다.
사실상 보유 지분 대부분이 주식담보대출에 묶여 있는 셈이다.
AK홀딩스는 올해 들어 만기를 맞은 주식담보대출을 차환하거나 담보 규모를 확대하는 방식으로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다.
지난달 말에는 우리투자증권과의 담보 대출(580만주)이 만기를 맞아 특수목적법인(SPC)인 위비에이케이제일차를 통해 같은 규모로 대출을 차환했다.
이어 이달에는 하나은행과 농협은행의 담보대출 만기를 각각 1년씩 연장했고, 농협은행에 제공한 담보 주식은 기존 420만주에서 580만주로 늘렸다.
현재까지 AK홀딩스가 주식담보대출로 조달한 자금은 약 2525억원이다.
문제는 제주항공 주가가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주식담보대출 계약에는 담보 유지 비율이 설정돼 있어 담보 주식 가치가 기준 이하로 떨어질 경우 추가 증거금 납부나 반대매매가 발생할 수 있다.
1년 전 1만1000원대였던 제주항공 주가는 항공기 사고 여파로 하락세를 이어가며 현재는 6910원까지 떨어진 상태다.
특히 일부 담보 계약은 유지 비율 기준선을 크게 밑돌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예컨대 KB증권에서 약 780만주를 담보로 500억원을 조달한 건의 경우 계약상 주가가 1만1540원 이상을 유지해야 담보 비율을 맞출 수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지분 대부분이 담보로 묶인 상태에서 주가 하락이 이어지면 유동성 압박이 더욱 심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AK홀딩스의 재무건전성은 악화 추세다. 연결 기준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328.7%에서 올해 1분기 359.4%로 상승했다.
애경그룹은 지주사의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애경산업과 중부컨트리클럽(CC) 매각에 나선 상태다. 두 자산 매각을 통해 약 8000억원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