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쿠폰으로 이것도 결제되나요?”…일각에선 쓴 목소리 나오는 이유
백지연 매경 디지털뉴스룸 기자(gobaek@mk.co.kr)
입력 : 2025.07.25 14:57:07
입력 : 2025.07.25 14:57:07

내수 진작 등을 위해 전 국민에게 지급된 ‘민생 회복 소비쿠폰’으로 담배를 사들이는 사례도 잇따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구매 품목을 제한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25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소비쿠폰을 사용하지 못하는 대형마트 대신 편의점과 동네 마트로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며 담배 구입 문의도 이어지고 있다.
서울 영등포구에서 마트를 운영하는 40대 A씨는 연합뉴스에 “소비쿠폰 지급 첫날부터 어르신들이 담배를 두세 보루씩 사 가곤 한다”며 “코로나19 재난지원금 때도 이런 경험이 있어서 술, 담배 발주를 더 넣을지 고민 중”이라고 전했다.
이날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SNS)에서는 ‘민생지원금 절망편’이라며 소비쿠폰으로 담배 15갑을 샀다는 인증 사진도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일부 애연가들 사이에서는 ‘흡연지원금’이라는 자조섞인 농담도 나왔다.
앞서 2020년 코로나19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당시에도 담배 매출 증가로 이어졌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1차 재난지원금이 지급된 2020년 5∼8월 담배 판매량은 12억5000만갑으로 전년 같은 기간의 12억200만갑에 견줘 4.0% 늘었다.
문제는 담배는 마진율이 5% 수준으로 일반 상품(20∼30%)보다 훨씬 낮은 탓에 동네 마트와 편의점 점주들에게 ‘애물단지’로 전락한 지 오래라는 점이다. 4500원짜리 담배 한 갑을 팔면 A씨가 손에 쥐는 것은 200원 남짓인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담배는 저장과 보관이 간편해 차후 현금으로 바꾸는 ‘담배깡’도 가능해 논란이 확산하고 있는 것이다.
이홍주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연합뉴스에 “소비쿠폰은 소멸성 자산이기 때문에 장기 보관이 가능한 담배를 안정적 소비재로 인식하고 전환하려는 것”이라며 “담배 구입은 소비를 촉진할 실질적 경제 효과가 작으므로 구매 품목을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도 “흡연과 음주로 인한 사회경제적 비용을 생각한다면 오히려 소비쿠폰이 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며 “술·담배 구입을 제한한 미국의 저소득층용 식량 쿠폰 사례를 참고해 더 늦기 전에 구매 품목을 제한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