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공조기업 잇달아 인수…유럽 HVAC 시장 '정조준'

커지는 유럽 공조 시장…LG전자, 온수 설루션 업체 OSO 인수삼성, 데이터센터로 영역 확장…2.4조원 규모 HVAC 기업 '빅딜'
강태우

입력 : 2025.06.30 18:37:16
(서울=연합뉴스) 강태우 기자 =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잇달아 유럽 공조 관련 기업들을 인수하며 냉난방공조(HVAC) 사업 강화에 나서고 있다.

유럽연합(EU)이 2050년 탄소중립을 목표로 친환경 정책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는 만큼, 이 같은 정책에 발맞춰 유럽 시장을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LG전자, 프리미엄 온수 설루션 기업 OSO 인수
[LG전자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30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노르웨이의 프리미엄 온수 설루션 기업 OSO의 지분 100%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상 인수 금액은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1932년 설립된 OSO는 히트펌프나 보일러로 가열한 물을 저장하는 스테인리스, 워터스토리지, 전기 온수기 등 온수 설루션을 보유한 기업이다.

난방과 온수를 아우르는 유럽 히팅 시장을 중심으로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HVAC은 크게 가정용 스탠드·벽걸이 에어컨과 같은 '개별 공조', 대형 빌딩과 병원 등에 사용되는 '중앙 공조', 북미 지역을 중심으로 주택이나 상업시설에 들어가는 '유니터리 공조'로 구분된다.

히트펌프는 외부의 열(공기·물·지열 등)을 흡수해 이를 실내로 전달하거나 반대로 실내 열을 밖으로 내보내는 장치로, HVAC에 활용되는 핵심 냉난방 기술이다.

LG전자의 이번 인수는 유럽 HVAC 시장에서 주력하는 고효율 히트펌프 냉난방 시스템과 OSO의 온수 설루션 간 시너지를 통해 사업을 확대하기 위한 전략적 차원에서 추진됐다.

LG전자는 점차 확대되고 있는 유럽 히트펌프 시장의 잠재력에 주목했다.

글로벌 컨설팅 회사 'BRG 빌딩 설루션즈'에 따르면 유럽 히트펌프 시장은 지난해 기준 약 120만대에서 2030년 240만대로 6년간 2배가량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선 유럽 지역의 탈탄소·에너지 전환 가속이 히트펌프 시장 개화를 부추기고 있다고 본다.

유럽은 2022년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2030년까지 에너지 소비와 러시아산 화석연료 의존도를 줄이고, 신재생 에너지를 확대하자는 '리파워 EU' 계획을 선언했다.

이후 유럽 내 고효율 전기제품과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고, 탄소배출을 줄이는 히트펌프 냉난방 시스템 수요가 늘고 있다는 설명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유럽은 탄소 중립 관련 정책이 그 어느 지역보다도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며 "유럽 시장에 특화된 인수 전략을 통해 유럽 내 히트펌프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서초사옥
[연합뉴스 자료사진]

삼성전자도 유럽 시장에 다양한 고효율 냉난방 시스템인 히트펌프를 선보이고 있으나, LG전자와 달리 AI 데이터센터와 기가팩토리 등 대형 산업시설로 공조 사업을 확장하기 위한 '빅딜'을 단행했다.

지난달 삼성전자는 영국계 사모펀드 트라이튼이 보유한 유럽 최대 공조기기 업체인 독일 플랙트그룹(플랙트)의 지분 100%를 15억 유로(약 2조3천763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1918년 설립된 플랙트는 65개국의 가정, 사무실, 학교, 병원과 첨단 시설에 중앙 공조 제품 및 설루션을 공급해 7억 유로 이상의 연 매출을 내는 글로벌 톱 티어 공조 업체다.

삼성전자가 공조 업체에 주목한 것은 최근 불어닥친 AI 열풍과도 무관하지 않다.

HVAC 사업은 글로벌 기업들이 데이터센터나 반도체 공장 등 AI 후방산업에 대한 인프라 투자를 단행하며 주목받고 있다.

데이터센터는 여러 최신 고성능 컴퓨팅 기술이 집약된 시설로, 방대한 데이터를 실시간 처리하는 과정에서 전력 소모가 크고 각종 설비가 내뿜는 열이 상당해 열 관리(냉각)가 필수적이다.

삼성전자는 주요 국가들의 친환경 에너지 규제 확대로 늘어나는 공조 수요에 대응하는 한편, 2030년까지 441억 달러 규모로 연평균 18%의 높은 성장률을 예상되는 데이터센터 부문 공조 시장에도 역량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플랙트 인수는 그동안 다소 약했던 회사의 중앙 공조 역량을 강화하고자 이뤄졌다"며 "앞으로 데이터센터나 공항 등 대규모 시설에 들어가는 중앙공조 시장은 더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burning@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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