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백 두달만에 경제수장 지명…첫 과제는 새정부 경제정책방향(종합)
기재부 장관 후보자에 구윤철 전 국조실장…경제부처 조직개편도 과제
민경락
입력 : 2025.06.29 16:57:51
입력 : 2025.06.29 16:57:51

[연합뉴스 자료사진]
(세종=연합뉴스) 민경락 이대희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에 구윤철 전 국무조정실장을 지명하면서 경제 분야 내각 인선을 본격화했다.
최상목 전 부총리 사퇴 두 달 만에 경제수장의 빈자리가 채워지면서 새정부 경제정책방향 준비, 재정운용 기조전환 등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기재부 조직 개편은 스스로 소관 부서의 기능을 분리해야 한다는 점에서 쉽지 않은 과제가 될 전망이다.

(서울=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27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호국 보훈의 달, 대통령의 초대' 행사에 입장하고 있다.맨 오른쪽은 강정애 국가보훈부 장관.이번 행사에는 국가유공자 및 유족, 보훈단체장, 특별초청자 등이 참석했다.2025.6.27 xyz@yna.co.kr
◇ 두달만에 '기재부 장관' 후보자 지명…장관급 회의체 정상화 이재명 대통령이 이날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후보자로 구윤철 서울대 경제학부 특임교수를 지명하면서 두 달간 계속된 경제수장의 빈자리가 채워지게 됐다.
구 후보자는 기재부 예산실장·2차관을 지낸 재정·예산 전문가이면서 국무조정실장까지 거친 정통관료다.
정부 안팎에서 신망이 두터워 이재명 정부 출범 당시부터 차기 기재부 장관 1순위 후보자로 거론돼왔다.
구 후보자가 기재부 장관으로 임명되면 최 전 부총리 사퇴 이후 사실상 중단된 경제부처 장관급 회의체가 정상화할 것으로 보인다.
부총리가 주재하는 경제관계장관회의 겸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는 지난 달 21일을 마지막으로 열리지 않고 있다.
경제·금융·통화당국 수장의 모임인 거시경제·금융현안간담회(F4 회의)에도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부총리·금융감독원장 부재 등을 이유로 F4 회의는 기재차관·한국은행 부총재·금감원 수석부원장·금융위 상임위원 등이 참석하는 회의로 급이 내려간 상태다.

기재부 사옥 전경-세종청사 [기획재정부 제공]
◇ 새정부 경제정책 속도…AI 정책에 무게실릴 듯 새 부총리의 첫 번째 과제로는 새정부 경제정책 방향이 꼽힌다.
이재명 정부의 첫 경제정책 방향에는 내수 부진에 시달리는 민생고를 개선하고 더 나아가 고착하는 저성장 기조도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이 담겨야 한다.
구 후보자는 개인 소셜미디어(SNS) 프로필에 '한국 경제, 해외에 답이 있고 이제는 AI다'라고 강조할 만큼 인공지능(AI) 분야에 관심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정부가 내세웠던 재정 긴축·감세 기조도 본격적인 수술대에 오를 수 있다.
정부는 이미 2차 추경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재정준칙 법제화 재검토' 방침을 사실상 공식화했다.
새 정부의 확장재정 기조 등 구체적인 재정 운용 방향은 머지않아 열리게 될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신산업 정책을 통해서 경쟁력을 높여 저성장에서 빠져나와야 한다"라며 "국정기획위원회가 제시한 기술 주도 성장은 바람직한 방향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주식시장 부양 의지를 부각하면서 언급한 배당소득 분리과세의 구체화도 관심을 끈다.
지난 정부에서 추진됐지만 여당이 반대한 유산취득세 등 상속세 개편 방향도 현안이다.
허준영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는 "최근 세수 결손은 경기 탓도 있지만 감세 등으로 세수 기반이 취약해진 영향도 있다"라며 "예산 규모가 커질 텐데 세수 기반 확보를 어떻게 할 것인지 신경을 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조직 개편 방향도 주목…'부총리 겸임' 유지될까 기재부에서 예산 기능을 분리하고 금융정책 부서를 통합하는 조직 개편은 새 부총리로서는 쉽지 않은 과제다.
기재부 장관으로서 스스로 기재부의 권한을 쪼개고 내부 이해관계를 조율해야 한다는 점에서다.
조직 개편이 늦어질수록 장관으로서 조직 장악력도 떨어질 수 있다.
이번 조직 개편은 기재부뿐만 아니라 금융위원회·산업통상자원부·국토교통부 등 범경제부처들이 모두 관련돼 있다.
조직 개편이 경제부처 간 협의를 주도해야 하는 부총리 리더십과도 직결된 문제라는 의미다.
이날 대통령실이 구 후보자를 기재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하면서 부총리급이라는 점을 언급하지 않은 점을 두고도 여러 해석이 나온다.
현행 정부조직법상 부총리는 기재부 장관과 교육부 장관이 겸임하도록 하는 만큼 구 후보자는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후보자다.
통상 기재부 장관 후보자 지명 때 '경제부총리' 직을 함께 호명하는 이유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기재부 장관이 부총리직을 계속 유지하는 것인지를 묻는 말에 "국정위에서 논의 중인 사안이라 구체적으로 답변드리는 건 적절하지 않다"며 즉답을 피했다.
구 후보자의 역할이 부총리가 아닌 '기재부 장관'에 방점이 찍히면 경제부처 간 협의·조율 역할에는 한계가 불가피하다.
조직 개편이 마무리 될 때까지 당분간 대통령실 중심으로 경제 정책이 추진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조직 개편 과정에서 부처 간 힘겨루기 등이 있을 수 있다"라며 "이런 상황에서도 통합적인 의사 결정을 내리는 것이 부총리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rock@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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