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독 광부의 치열한 삶 어루만진 강원도, 폐광지역 미래도 모색

도계광업소 폐광 소식 전한 김진태 지사 "세계기록유산 등재 노력"수영장·문화 공간 등으로 탈바꿈한 독일 탄광 시설…"대체산업 전환 협력"
이재현

입력 : 2025.06.28 13:23:44


파독 광부들과 다시 만난 김진태 도지사
[촬영 이재현]

(에센·보훔=연합뉴스) 이재현 기자 = 산업화 시대 대한민국을 지탱한 삼척 도계광업소가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가운데 강원특별자치도가 독일 대표 탄광도시에서 파독 광부들을 만나 치열했던 삶을 어루만지고 폐광지역의 활로를 모색했다.

'미래산업 글로벌 도시' 실현을 위해 유럽을 방문 중인 김진태 도지사와 김시성 도의장을 비롯한 도 유럽 방문단은 27일(현지 시간) 독일 대표 탄광지역인 보훔(Bochum)과 에센(Essen)을 방문했다.

이날 에센에 위치한 파독광부기념회관을 찾은 도 방문단은 파독광부협회인 '재독한인글뤽아우프회' 회원 30여명과 간담회를 했다.

'글뤽 아우프'(Glueck Auf)는 '(깊은 갱도에서) 무사히 올라오라'는 의미로 탄광 갱도에 들어갈 때 교대하는 광부들이 나누는 독일어 인사말이다.

파독광부협회 회원들과 기념사진 촬영하는 김진태 지사
[촬영 이재현]

8년 전부터 김진태 도지사와 인연을 이어온 파독 광부들은 도 방문단을 크게 환영하며 모처럼 이야기꽃을 피웠다.

파독광부협회 회원들은 2년 전인 2023년 9월 첫 파독(1963년) 60주년을 기념해 강원도를 방문하기도 했다.

도 방문단은 큰 환대 속에 파독 광부들의 역사적 기록과 실체 탄광 도구 등을 둘러봤고, 역경을 딛고 일어섰던 생생한 경험담을 들으며 과거 치열했던 파독 광부들의 삶에 존경을 표했다.

김 지사는 "여기 계신 분 중에는 태백 장성광업소와 삼척 도계광업소 등에서 실습 교육 받고서 독일로 오신 분들이 적지 않은데, 이제 강원도의 탄광도 문을 닫게 됐다"고 오는 30일 삼척 도계광업소의 폐광 소식을 전했다.

파독광부기념회관 둘러보는 도 방문단
[촬영 이재현]

그러면서 "여러분 덕분에 대한민국이 잘살게 된 것을 잊지 않고 있으며, 이제는 폐광지역을 미래산업으로 육성해 나가려고 한다"며 "독일 에센이 2001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것처럼 강원도 폐광지역 역시 대한민국의 역사로 유엔의 역사로 등재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방문단 중 태백지역 도의원이자 강원도의회 기획행정위원장인 문관현 도의원은 "대한민국의 숨은 영웅인 파독 광부들을 뵙게 돼 기쁘다"며 "태백에 파독광부기념관이 있어 오늘 이 자리가 더 따뜻하고 벅차다"고 말했다.

파독 광부들이 태백에서 훈련 후 찍은 사진
[촬영 이재현]

이어 "이역만리 남의 땅, 지하 막장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조국과 가족을 위해 목숨을 걸고 일하셨던 여러분께 존경의 마음을 표한다"며 "도에서는 석탄산업 성역화 사업과 함께 폐광지역의 대체 산업 육성에 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발전할 수 있도록 응원 바란다"고 말했다.

방문단은 파독 광부들이 태백에서 훈련 후 찍은 사진을 액자로 만들어 이날 기념회관에 전달했다.

이 액자는 향후 파독광부기념회관에 전시됐다.

보훔 독일 광산박물관
[촬영 이재현]

앞서 방문단은 폐광 연구기관인 '보훔폐광연구센터'를 찾아가 탄광지역 대체산업 육성방안을 주제로 교류회를 진행했다.

보훔 폐광연구센터는 폐광의 지속 가능한 관리와 보존은 물론 지열에너지 등 폐광에 특화된 대체에너지 개발을 중점적으로 연구하는 세계적인 폐광 전문 기관이다.

강원연구원 탄광지역발전지원센터(이하 센터)는 보훔 폐광연구센터와 업무협약(MOU) 등을 통해 도 폐광지역의 대체산업 추진 계획을 소개하고 양 지역 간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보훔 폐광연구센터에서 가진 탄광지역 대체산업 교류회
[촬영 이재현]

울리히 베셀 DMT 교육 및 학술회사 대표이사는 "탄광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해결 방안을 모색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독일은 폐광 이후 대체산업 육성 정책으로 에너지산업 발전에 힘을 쏟아왔는데 이런 경험을 공유하고 긴밀하게 협업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폐광과 대체산업 육성에 대해 많은 경험을 가진 독일을 배우고자 이곳에 왔다"며 "독일 에센은 이미 2001년 폐광 유산을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록했다는 점이 놀랍다.

강원도 탄광의 세계유산 등재 노력에도 도움을 달라"고 말했다.

수영장으로 변신한 독일의 탄광 시설
[촬영 이재현]

한편 도 방문단은 나흘째인 28일(현지 시간)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진행 중인 '강원 푸드 & 뷰티 독일 판촉전'을 방문해 판촉 행사에 참여한 기업들을 격려한다.

jlee@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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