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 못 따르는 공급에···투자금 회수 지연되는 ‘검은 반도체’

남준우 기자(nam.joonwoo@mk.co.kr)

입력 : 2025.06.15 14:50:16
[본 기사는 06월 13일(15:20) 매일경제 자본시장 전문 유료매체인 ‘레이더M

’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사진=해양수산부]
‘검은 반도체’라 불리는 김 생산 기업 M&A가 기대보다 지지부진하게 흘러가고 있다.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는 김 수요에 반해 공급이 적절히 따라가지 못하면서 성장성이 다소 정체됐다는 평가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성경식품의 최대주주인 어펄마캐피탈은 최근 리파이낸싱을 추진 중이다.

2020년 진행한 리파이낸싱 만기가 올 연말로 다가오면서 선제적으로 자금 조달을 모색하고 있다. 리파이낸싱 규모는 약 1000억원으로 알려졌다.

매각이 생각보다 지연되면서 기존 인수금융 투자자 가운데 이번 리파이낸싱 과정에서 자금 회수를 원하는 곳들이 생긴 것으로 전해진다.

성경식품은 농심, 삼천리, 삼화식품 등이 인수 후보로 거론됐다. 최근에는 사모펀드(PEF) 운용사 한 곳도 관심을 가졌으나 다시 원점으로 돌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카무르PE의 포트폴리오인 만전식품도 잠재 매물이다. 다만 카무르PE는 아직 본격적인 투자금 회수 절차를 시작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성경식품 M&A가 진행되는 상황을 좀 더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작년부터 매각설이 돌던 광천김의 경우 여러 투자자들이 눈독을 들이던 매물이다.

다만 현재로서는 마땅한 원매자를 찾기 힘들 수도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광천김은 현재 약 11~12배의 EV/EBITDA 멀티플을 적용한 3000억~4000억원 상당의 매각가를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수요는 여전히 늘어나고 있지만 공급 능력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성장성이 다소 정체됐다는 평가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국내 김 수출량은 재작년과 작년에 2년 연속 1조원대를 달성했다. 세계 김 시장에서 한국 김은 7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다만 생산 기반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을 지가 관건이다. 해수부가 발표한 국내 김 양식 어장 면적은 약 6만4000ha(헥타르) 정도로 한국 전체 바다 면적의 1%다.

이는 10여년 전 수출량이 약 3000억원 수준일 때와 여전히 비슷한 수준이다. 2027년까지 약 7만ha까지 늘릴 계획이지만 현재 수요 증가량에 미치기는 힘들다는 평가도 존재한다.

특히 어촌 고령화와 인구 감소에 따른 양식장의 노동력 문제도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수요를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면서 원료인 물김 가격 역시 꾸준히 오르고 있는 추세다.

다만 이를 국내에서는 대표 음식 소비재인 김의 판가에 그대로 반영하기가 어렵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소비자들의 반발을 쉽게 불러일으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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