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 순자산 200조 돌파···개인투자 핵심 수단으로 자리매김
정유정 기자(utoori@mk.co.kr), 문가영 기자(moon31@mk.co.kr)
입력 : 2025.06.05 16:17:17 I 수정 : 2025.06.05 16:20:24
입력 : 2025.06.05 16:17:17 I 수정 : 2025.06.05 16:20:24
개인투자자 증시 유입 힘입어
2년 만에 2배로 폭발적 성장
연금계좌 절세 혜택도 매력
시장 커지며 운용전략도 다변화
가상자산 현물 ETF 도입 땐
시장 성장 더욱 가속될 전망
2년 만에 2배로 폭발적 성장
연금계좌 절세 혜택도 매력
시장 커지며 운용전략도 다변화
가상자산 현물 ETF 도입 땐
시장 성장 더욱 가속될 전망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4일 종가 기준 국내 상장 ETF의 순자산 총액이 총 201조2845억원으로 집계됐다. 2002년 국내 도입 이후 ETF 순자산 총액이 200조원을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TF 시장은 최근 2년새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도입부터 순자산 총액 100조원 달성까지 20년 8개월이 걸렸지만, 100조원에서 200조원으로 느는 데에는 2년도 채 걸리지 않았다.
지난 2020년 촉발된 ‘동학개미운동’이 ‘서학개미운동’으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개인 투자자가 증시에 대거 유입된 점이 이 같은 성장세의 바탕이 됐다.
ETF는 개인투자자들이 특히 선호하는 상품이다. 개별 종목처럼 쉽게 사고팔 수 있으면서도 동시에 분산투자가 가능하다는 장점 때문이다.
실제로 ETF 시장에서는 기관보다 개인 투자자의 거래 비중이 훨씬 높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개인 투자자의 ETF 일평균 거래대금 비중은 30.3%로 기관투자자(20.5%)와 외국인투자자(19.5%)를 크게 앞섰다.
ETF 시장 확대의 또 다른 동력은 세제 혜택이다. 연금저축계좌와 개인형퇴직연금(IRP) 계좌는 매매차익과 분배금에 대한 과세가 연금 수령 시점까지 이연되지만, 개별 주식 투자는 불가능하다. 반면 ETF는 이들 절세계좌에 담을 수 있어 활용도가 크게 높아지면서 시장 성장에 더욱 힘을 보태고 있다.
미국에서도 퇴직연금 제도인 401K에 저비용 ETF를 중심으로 하는 장기 투자 전략이 보편화되면서 자연스럽게 연금 자산과 ETF 시장이 동반 성장한 바 있다.
노아름 KB자산운용 ETF사업본부장은 “불과 5~6년 전만 해도 개인 투자자들은 인버스·레버리지 트레이딩용으로 ETF를 많이 활용했으나, 이제는 연금 자산용 활용도가 높아졌다”며 “연평균 성장률 20%를 고려하면 2029년에는 ETF 시장 규모는 450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TF는 그간 미 증시 투자의 핵심 수단으로 자리를 잡았다. 4일 기준 미 증시 대표 지수에 투자하는 TIGER 미국S&P500의 순자산 총액은 약 8조1200억원에 달한다. 단기자금이 몰린 KODEX CD금리액티브(8조3642억원)를 제외하면 국내 상장 ETF 중 2위다.
지수 추종 ETF를 제외하면 TIGER 미국필라델피아반도체나스닥(2조4100억), TIGER 미국배당다우존스(2조150억원) 등이 꾸준히 인기를 끌며 순자산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시장이 성장하면서 운용 전략도 다변화하는 추세다. 일례로 기존에는 증시 전반이나 업종 지수를 단순히 추종하는 ETF가 주를 이루었으나 최근 배당주나 커버드콜 ETF 등 안정성을 높인 상품도 인기를 끌고 있다.
자산운용사들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4일 기준 시장점유율은 삼성자산운용이 38.7%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33.5%의 점유율로 이를 추격하고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8%), KB자산운용(7.8%), 신한자산운용(3.6%), 한화자산운용(2.4%), 키움자산운용(2.2%), NH아문디자산운용(0.9%)이 뒤를 이었다.
그동안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 등 대형 운용사들이 시장을 주도해왔으나, 최근에는 후발주자들도 시장 진입을 가속화하고 있다. 운용사들은 투자자들의 다양한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차별하된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커버드콜 전략을 활용한 ETF에 이어 최근에는 하락 위험을 일정 수준 완충해주는 버퍼형 ETF도 등장했다. 타깃데이트펀드(TDF), 로봇어드바이저 일임 서비스 등 디폴트 옵션 상품이 ETF로 운영되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임태혁 삼성자산운용 ETF운용본부장은 “미국 대표지수가 포트폴리오의 필수템이 된 가운데, 업계에서도 ETF 상품 혁신을 거듭하며 다양한 상품을 내놓고 있다”며 “옵션 활용 상품 역시 지난 3월 당사가 아시아 최초로 버퍼 ETF를 상장했듯 단순 커버드콜 유형에 국한되지 않고 새로운 유형의 상품이 계속 등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향후 ETF 시장의 최대 변수는 가상자산 현물 ETF 도입이다. 주요 대선후보들이 앞다퉈 가상자산 현물 ETF를 도입하겠다는 공약을 내걸면서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가상자산 현물 ETF가 상장될 경우 ETF 시장 규모가 훨씬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 역시 작년 1월 가상자산 현물 ETF를 허용한 뒤, 관련 ETF로의 자금 유입이 크게 증가한 바 있다.
이준용 미래에셋자산운용 부회장은 “개인 투자자가 늘며 자산배분, 테마투자, 인컴전략 등 ETF를 활용한 투자 방식도 고도화됐다”며 “이제는 ‘국민 재테크 수단’으로 자리잡은 ETF가 앞으로 장기 투자 문화 형성과 글로벌 분산 투자 확대에 더욱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배재규 한국투자신탁운용 사장은 “ETF 시장의 성장은 개인 투자자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퇴직연금 시장의 확대, 그리고 다양한 테마형 ETF의 출시 덕분”이라며 “앞으로 퇴직연금과 같은 장기 자금의 유입이 증가하면서, ETF는 국민의 안정적인 자산 증식 수단으로서의 역할을 강화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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