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전소 짓게 해줄게 400억 아트센터 다오”…핵심 전력망 볼모로 잡은 하남시

유준호 기자(yjunho@mk.co.kr)

입력 : 2025.05.26 07:41:28
동서울변전소 옥내화 및 증설 후 예상 조감도 <자료=한국전력>


행정심판 결과에도 불구하고 동서울변전소 건립을 막아선 경기 하남시가 한국전력공사에 변전소 인허가 대가로 ‘아트센터’ 건립을 요구했다. 반도체 클러스터와 데이터센터 등을 위한 수도권 전력망 확충이 시급한데 국가 핵심 전력망을 볼모로 한 지역 이기주의의 ‘끝판왕’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25일 전력업계에 따르면 하남시는 주민들에게 변전소 건립을 설득하기 위해 문화·예술 시설을 지어줄 것을 요구했다. 아트센터와 같은 문화·예술 시설에는 통상 400억원가량이 투입되는데, 당초 예산에 반영되지 않은 건이라 한전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한전은 또 전국 900여 개에 이르는 변전소를 증설할 때마다 아트센터 같은 대규모 예산을 투입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동서울변전소는 ‘동해안~수도권 송전선로’의 마지막 관문이다. 지난달 말 송전선이 지나는 마을 79곳 모두에서 주민 동의를 받았고, 전기를 받아줄 동서울변전소 증설에 대한 하남시 결정만 남았다.

지난해 12월 경기도행정심판위원회에서도 한전이 승소했으나, 하남시는 선행사업인 변전소 옥내화 인허가만 처리하고 정작 중요한 변환설비 증설사업은 주민 수용성 부족을 이유로 미뤄왔다.

강천구 인하대 제조혁신전문대학원 초빙교수는 “변전소 지역 주민들에게 전기요금을 인하해주는 것과 같은 실효성 있는 제안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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