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EU 압박…"관세 양보 없으면 협상 진전 없다"(종합)

"EU 측 제안 기대 못 미쳐" 평가
정빛나

입력 : 2025.05.23 18:38:59


독일 물류터미널의 자동차들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브뤼셀=연합뉴스) 주종국 기자 정빛나 특파원 = 유럽연합(EU)과 관세 협상을 벌이고 있는 미국이 유럽 측의 우선적인 관세 양보가 없이는 협상을 진전시킬 수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23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국 정부의 협상 총괄인 제이미슨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이날 EU 측 대표인 마로시 셰프초비치 EU 무역·경제안보 담당 집행위원에게 최근 회담을 위해 공유한 '설명 메모'가 미국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고 말할 것이라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다른 협상 상대국들이 미국에 했던 것처럼 EU가 관세 인하를 약속하지 않고 상호관세 인하만 제안한 것이 불만이라는 것이다.

또 미국 테크 기업에 대한 디지털 서비스세 폐지가 EU 측 제안에 포함되지 않은 것도 문제라는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각국의 디지털 서비스세가 미국 빅테크에 대한 부당한 규제라며 폐지를 요구해 왔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EU는 협상을 위해 공동 합의 문안을 만들 것을 추진하고 있지만 양측의 견해차가 큰 것으로 보인다.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도 지난 21일 악시오스 주최 행사 패널로 참석해 "대부분 주요 국가들과 여름이 끝나기 전에 합의를 체결할 것"이라면서 "EU와 같이 그것이 불가능한 몇몇 국가들이 있다.

정말 어렵다"고 말했다고 폴리티코 유럽판은 전했다 그리어 대표와 셰프초비치 집행위원은 다음 달 파리에서 만날 예정이다.

이 회동이 양측의 무역 분쟁 격화를 막을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으로 평가된다.

양측은 협상 문서를 교환하기 시작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별 상호관세를 90일간 유예한 이후 실질적인 진전은 거의 없었다.

소식통들은 "서한을 주고받는 것은 진정한 협상 진전이 아니다.

우리는 여전히 아무것도 얻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미국과 중국이 '일시 휴전'에 합의하면서 EU 일각에서는 미국과 협상 타결에 대한 낙관론이 제기되기도 했다.

EU 상반기 의장국인 폴란드의 미하우 바라노브스키 경제개발기술부 차관은 지난 16일 EU 무역장관회의에서 "미국 측에서 긴장을 완화하는 요소들을 보여 일부 낙관적"이라며 "(미국의) EU 협상이 속도를 내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EU는 미국측에 어떤 협상안을 제시하더라도 27개 회원국의 개별 입장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고, 결국 의견 조율 과정에서 단일 국가에 비해 미국을 설득할 만한 카드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한 관계자는 관세 협상이 낙관적이지 않다고 평가했다.

앞서 영국과 협상을 타결한 미국은 10% 상호관세율을 유지하되 영국산 자동차에 대한 품목별 관세를 연간 10만대에 한해 기존 25%에서 10%로 낮추기로 했다.

대신 영국은 미국산 에탄올과 소고기 등의 수입을 확대해야 한다.

일부 EU 외교관들은 미국이 어떤 협상에서든 10% 관세를 기본으로 할 것으로 보고 있으나 이 경우 EU 각국 통상 장관들은 보복관세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미 독일, 스웨덴 등 일부 회원국들은 '영국과 같은 합의'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공개적으로 선을 그었다.

올로프 길 EU 무역 담당 대변인은 "EU의 최우선 과제는 우리의 대규모 무역 및 투자 관계에 걸맞게 미국과 공정하고 균형 잡힌 거래를 모색하는 것"이라면서 "양측은 현재의 관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며 상호 관심 있는 주요 분야에서도 전략적으로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satw@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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