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에게 '미래 용돈'을 마련해주기 위해 투자하는 어린이펀드 대부분이 1년 새 마이너스 수익률을 낸 것으로 드러났다. 장기 투자 시에도 미국 대표지수보다 수익률이 낮은 펀드가 대부분이었다. 수년째 박스권에 갇혀 있는 국내 증시에 투자하면서 총보수는 연 1% 이상 걷어간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으로 10억원 이상 설정액을 보유한 어린이펀드 13종 중 8개가 최근 1년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 클래스 기준으로 '하나가족사랑짱적립식증권자투자신탁K-1'(-9.1%), '하나꿈나무증권자투자신탁'(-7.18%), '키움쥬니어적립식증권자투자신탁'(-7.1%) 등의 성과가 특히 부진했다. 이들 펀드는 공통적으로 삼성전자를 가장 높은 비중으로 보유하고 있다.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 1년 동안 30% 가까이 하락했다.
자녀에게 목돈을 만들어주려는 목적으로 가입하는 어린이펀드가 실상은 자산 증식에 실패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장기 투자 관점에서 국내 우량주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있지만, 국내 증시가 수년째 박스권에 갇히면서 어린이펀드 수익률 상승도 함께 제한되고 있다. 5년간 143% 상승한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의 '한국밸류10년투자어린이증권투자신탁'을 제외하면 모든 펀드가 S&P500지수 성과보다 부진했다.
상장지수펀드(ETF) 투자 등 해외 주식 직접투자의 접근성이 상승한 상황에서 어린이펀드 가입 메리트가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최근에는 주식, ETF를 자녀에게 증여하는 경우가 많아져 어린이펀드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었다"며 "어린이펀드는 트렌드가 지났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