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덕에 ‘아픈 손’ ETN 활기…원자재 레버리지 중심 거래 늘어

김정석 기자(jsk@mk.co.kr)

입력 : 2025.04.24 16:05:14
긴 침체 터널을 지나던 국내 상장지수증권(ETN) 시장이 ‘트럼프발 변동성’ 덕에 활기를 띄고 있다.

원유와 천연가스 등 원자재값과 국내 증시가 요동치면서 ‘코스닥 곱버스’ 등 상장지수펀드(ETF)에는 없는 레버리지 상품 중심으로 거래가 늘어나고 있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ETN 시장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1820억원으로 전달(1230억원)보다 47.97% 늘어났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으로 치솟던 원유와 천연가스 가격이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와 유럽 에너지 대란 해소로 급락했던 지난 2022년 12월 이후 가장 큰 규모다.

일평균 거래대금은 지난 2023년 1590억원에서 이듬해 1210억원 수준까지 줄어들었다. 지난 2월도 하더라도 1120억원까지 하루 평균 거래대금 규모가 줄어들었으나 이달 들어서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였다.

ETF 시장에는 없는 원자재 곱버스·레버리지 상품 덕에 ETN 시장에 훈풍이 불었다.

천연가스 가격을 역으로 2배 추종하는 곱버스 상품인 삼성 인버스 2X 천연가스 선물 ETN C는 이달 전달의 거래대금(1810억원)보다 280억원 많은 2090억원 거래됐다.

아직 이번 달에는 4거래일이 남아 4월의 거래대금 총량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한투 블룸버그 인버스 2X 천연가스선물 ETN도 21.43% 늘었다.

지난 3월 460억원어치가 거래됐던 삼성 레버리지 WTI 원유 선물도 이달 들어 거래대금 규모가 960억원까지 증가했다.

곱버스 ETF가 없는 코스닥 지수 ETN에도 거래가 몰렸다. 지난달 5390억원의 거래대금을 기록하면서 ETN 상품 중 가장 많이 거래됐던 삼성 인버스 2X 코스닥150 선물 ETN은 이번달 벌써 7660억원어치가 거래된 상황이다.

증권사들은 최근 수수료가 없는 상품을 내놓는 등 ETN 시장의 재도약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17일 한국투자증권은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에 투자하는 한투 블룸버그 레버리지 WTI원유선물 ETN B와 한투 블룸버그 인버스 2X WTI원유선물 ETN B를 ETN 운용보수(제비용) 0% 상품으로 출시했다.

삼성증권 등 ETN 시장에 참여하고 있는 다른 증권사들도 신상품 개발에 주력하는 중이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현재 ETN 시장의 거래가 집중되고 있는 원유와 천연가스의 가격 변동성이 커지면서 거래가 많이 늘었다”며 “투자자들이 ETF에서 찾기 힘들거나 ETF보다 매력을 느낄 신상품을 개발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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