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추경 침묵할수 없었다"

류영욱 기자(ryu.youngwook@mk.co.kr)

입력 : 2025.04.22 20:29:50
美 뉴욕서 'FPA메달' 수상
"정치 중립성 훼손 고민했지만
시간이 옳고 그름 평가해줄것"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비상계엄·탄핵 이후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필요성을 강조한 것에 대해 국내 경제 상황과 대외신인도 유지를 위해 "중앙은행 총재로서 침묵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중앙은행가는 정치 중립을 유지해야 하지만, 경제학자는 때로는 정치인만큼 현실적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외교정책협회(FPA) 시상식에서 'FPA 메달'을 받은 뒤 이같이 수상 소감을 전했다. 그는 "정치적 혼란을 지나오는 과정에서 중앙은행 총재로서 제가 할 발언들이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한다고 오해받을 우려에 대해 고민했다"며 "대통령 탄핵이 조기대선으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에서 재정 정책에 대한 양당의 견해가 상반되는 가운데 재정 부양책에 대해 언급하면 정치적 편향으로 비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지난 2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한 후 15조원 이상의 추경 편성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에 대해 정치적으로 중립적일 의무가 있는 중앙은행 총재로서 재정 정책에 대해 발언하는 것이 적절한지를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특히 당시 정부·여당과 야당이 각각 '추경 신중론'과 '적극 추경론'을 내세운 만큼 정치적으로 읽힐 만한 발언이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 총재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앙은행 총재로서 침묵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비상계엄과 탄핵 정국이 가중시킨 내수 위축과 대외신인도 하락 우려를 잠재워야 했다는 것이다.

이 총재는 중앙은행의 장으로서 정책 방향 제시에 대한 평가는 시간에 맡기겠다고 했다. 그는 "한은의 비선출 권력이라는 특성에 힘입어 정치적 오해를 받을 수 있는 사안에 대해 균형 잡히고 치우치지 않은 평가를 내리고, 객관적 정책 방향을 제시할 수 있었다"며 "시간이 제 발언의 옳고 그름을 평가해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FPA 메달은 국제사회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책임감 있는 국제적 지도력을 보여준 인물에게 수여하는 권위 있는 상이다.

[류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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