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살때 자금부족 문제 지분형 주택으로 해결"

오수현 기자(so2218@mk.co.kr)

입력 : 2025.04.03 20:00:36 I 수정 : 2025.04.04 09:40:14
한은·금융연구원 콘퍼런스
"은행대출 70%가 부동산대출
신성장산업 모험적 투자해야"






김병환 금융위원장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등 금융·통화 정책당국 수장들이 주택금융을 대출이 아닌 지분투자 방식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금융위원회가 지난달 밝힌 '지분형 주택금융'에 경제 수장들이 힘을 실어주면서 관련 정책이 현실화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김 위원장은 3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한국은행·한국금융연구원 주최로 열린 부동산 신용 집중 정책 콘퍼런스에 참석해 "지분형 주택금융 대책을 관계기관들과 협의하며 준비 중이고, 오는 6월까지 구체적인 로드맵을 발표하겠다"며 "집을 살 때 부족한 자금을 대출이 아닌 지분투자 형식으로 공공부문에서 출자받는 게 골자"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렇게 하면 가계부채를 늘리지 않으면서도 주택 매입을 도울 수 있다"며 "(로드맵 발표 후) 곧 시범사업을 진행해 시장 수요를 확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달 26일 금융위 출입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주택 구입 시 가계대출에 대해서도 지분형으로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라고 밝힌 바 있는데, 이날 좀 더 진전된 구상을 내놓은 것이다. 김 위원장이 밝힌 지분형 주택금융은 매입자와 한국주택금융공사가 각각 특정 아파트를 매입할 때 공동 투자자로 참여하는 형태가 유력하다. 예를 들어 매입자와 주금공이 각각 아파트 가격의 50%를 부담해 지분을 절반씩 나누고, 향후 아파트를 팔면 매도가의 절반을 다시 나눠 갖는 형태다.

김 위원장은 "주금공이 가진 지분 50%에 대해 납부해야 하는 사용료는 기본적으로 은행 이자보다는 낮게 가도록 할 생각"이라며 "주택가격이 떨어질 경우 주금공 지분을 후순위로 설정해 손실을 먼저 부담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설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주택에 거주하는 동안 소득이 생기면 주금공에서 지분을 추가 취득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이와 관련해 "주택금융을 지분형으로 전환하는 것은 굉장히 중요하다"며 한은이 작년 11월 발표한 한국형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를 언급했다.

한은이 제시한 한국형 리츠는 주식회사 성격의 리츠가 아파트를 매입하고, 해당 아파트 거주자는 리츠 투자자인 동시에 임차인이 되는 구조다. 주택 수요자가 빚을 내서 집을 마련하는 구조에서 벗어날 수 있고, 거주자가 리츠를 통해 아파트의 일정 지분을 간접 소유하게 되는 만큼 향후 퇴거 시 자본 이득도 기대할 수 있다. 이 원장도 "지분형 금융은 디레버리징(대출 축소)해서 유동성을 창고에 넣어두자는 의미가 아니고 지분투자로 전환하자는 것"이라며 "이자수익 쏠림을 낮추고 비이자수익으로 은행 수익처를 다변화하자는 얘기"라고 말했다.

이날 콘퍼런스에서 금감원은 금융권의 부동산 관련 대출 잔액이 작년 말 현재 2681조6000억원이며, 은행 전체 원화 대출에서 부동산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69.6%라는 통계를 발표했다. 은행들이 부동산을 담보로 가계와 기업에 돈을 빌려주는 보수적 대출에 치중하면서 신성장 산업 분야에 자금이 흘러들어가지 못하며 한국 산업의 성장성이 약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오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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