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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노이=연합뉴스) 박진형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베트남에 46%의 초고율 상호관세 부과를 발표함에 따라 베트남 증시가 2001년 이후 최악의 폭락을 기록하는 등 베트남 시장이 큰 충격을 받았다.

3일(현지시간) 호찌민 증시 대표 주가지수인 VN지수는 6.68% 급락 마감, 2001년 9월 이후 일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이날 대형 시중은행인 베트남투자개발은행(BIDV)을 포함한 호찌민 증시 거래 종목의 약 70%가 하한가(-7%)까지 추락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전했다.

SBB 증권의 응우옌 아인 득은 "대다수 종목이 엄청난 매도 물량으로 하한가에 거래되면서 주가지수도 하락 한도인 -7% 가까이 밀렸다"면서 "현지 투자자들이 그저 10∼15% 수준의 관세를 예상했기 때문에 '패닉 셀'이 나온 게 놀랍지 않다"고 설명했다.

앞서 이날 백악관에서 발표된 베트남의 상호관세율은 46%에 달해 중국을 제외한 미국의 주요 교역 상대국 중 가장 높았다.

베트남은 그간 정부가 미국산 에너지·농산물 등 구매 약속, 미국산 수입품 관세 인하 등 대미 흑자 축소 조치를 쏟아내면서 미 행정부와 활발히 소통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해왔다.

따라서 베트남이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폭탄'을 심하게 맞지 않을 수 있다는 기대가 없지 않았으나, 이번 발표로 그런 바람이 물거품이 됐다.

이와 관련해 AFP 통신에 따르면 팜 민 찐 베트남 총리는 이날 정부 회의에서 산하 정부 부처에 미국 관세 관련 신속 대응팀을 즉시 구성할 것을 주문했다.

찐 총리는 회의에서 각 부처가 "차분하고 용감해야 하며, 모든 상황에 적극적이고 유연하면서 시기적절하고 효과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호 득 폭 베트남 부총리도 베트남항공·비엣젯 등 항공사 경영진을 대동하고 이번 주말에 미국을 방문하기로 했다.

폭 부총리는 워싱턴DC에서 미국 정부 관리들과 면담을 갖고 관세 문제 등을 논의하며, 베트남 항공사 경영진은 보잉사 등을 만나 미국산 여객기 대량 구매 등에 대해 협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jh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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