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잠실 관광특구 품은 '롯데타운'…쇼핑·관광·문화 성지로45년여 만에 대변신 추진…"쇼핑 이상의 차별화된 경험"명동 페스티벌로 상권 활성화·석촌호수 벚꽃축제 1천만명 몰려4월 말 유통·엔터테인먼트·아트 조화 초대형 '명동 페스티벌' 준비
롯데타운 잠실 [롯데물산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강애란 기자 = 고가의 의류와 화장품의 쇼핑 명소로 여겨지던 백화점이 쇼핑·관광·문화의 성지를 꿈꾸며 진화하고 있다.
1979년 말 국내에 최초로 들어선 백화점은 명동 롯데백화점(옛 롯데쇼핑센터)이다.
성장을 거듭하면서 쇼핑 성지라는 입지를 다져온 롯데백화점은 서울 관광특구인 명동과 잠실을 품은 지리적 이점을 활용해 최근 쇼핑·관광·문화의 성지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대변신을 추진 중이다.
명동의 영플라자와 에비뉴엘, 본관 일대는 '롯데타운 명동'으로, 잠실의 본관과 에비뉴엘, 롯데월드몰 일대는 '롯데타운 잠실'로 각각 불린다.
롯데는 우선 롯데타운 명동을 강북 최고의 쇼핑·관광·문화지역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다음 달 영플라자 전면 개보수 공사에 돌입하고 에비뉴엘관도 재단장해 롯데타운 명동의 경쟁력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롯데는 올봄 '관광 1번지'라는 명동의 헤리티지(유산)를 재조명하고 유통과 엔터테인먼트가 조화를 이루는 데 초점을 맞춤 초대형 행사인 명동 페스티벌을 기획하고 있다고 24일 밝혔다.
이 행사는 쇼핑·관광·문화의 성지로 변신을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코로나19 유행으로 위축된 명동 상권을 부활시키기 위한 프로젝트로 롯데백화점이 2023년부터 추진하고 있는 프로젝트다.
문화예술 콘텐츠 등 고객들이 체험할 수 있는 요소를 살려 명동 일대를 축제 분위기로 만든다는 계획으로, 다음 달 말 진행된다.
명동 길거리에 펼쳐진 2023년 첫 페스티벌에서는 40만명, 지난해에는 44만명의 고객이 각각 찾았다.
외국인 발길이 늘면서 지난해 페스티벌 기간 본점의 외국인 매출은 전년보다 40% 증가했다.
롯데백화점은 외국인 고객을 잡기 위해 외국인 전용 투어리스트(여행자) 쿠폰도 운영한다.
10만원 이상 구매하면 5%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쿠폰으로 이달에도 3천장이 지급됐다.
장혜빈 롯데백화점 시그니처이벤트 팀장은 "올해는 명동 페스티벌을 새로운 시각으로 조명하는 '아트 페스타'로 진행할 예정"이라며 "아트(예술)를 매개로 다양한 볼거리와 이벤트가 가득한 공간으로 연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경기침체로 다시 위기를 맞은 명동상권에 백화점 외관 장식으로 봄기운도 불어넣는다.
롯데백화점은 '그래도 시작하는 거야'라는 나태주 시인의 시 '산수유' 구절을 본점 외곽 기둥과 깃발 등에 내걸었다.
2023년 명동 페스티벌 [롯데백화점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석촌호수 벚꽃축제로 봄철 명소로 부상한 롯데타운 잠실은 봄나들이객 맞이 준비에 한창이다.
롯데타운 잠실은 석촌호수와 대형 잔디광장, 백화점이 인접해있어 벚꽃 개화 시기에 인기가 높다.
지난해 3∼4월 롯데타운 잠실을 찾은 고객은 1천100만명으로 서울시 전체 인구보다 많았다.
롯데타운 잠실은 오는 28일부터 석촌호수 벚꽃축제와 연계해 벚꽃으로 물들일 예정이다.
롯데월드타워 앞 월드파크 잔디광장과 베르테르 가든은 벚꽃 모양 등불을 걸고 라일락, 벚나무 등 봄에 특화된 나무들을 심어 고객들이 봄을 만끽할 수 있도록 했다.
롯데타운 잠실은 봄뿐만 아니라 사계절 각기 다른 이벤트를 여는 명소로 인기를 끈다.
매년 가을에는 송파구 일대를 달리는 러닝 행사인 '스타일런'을 열고 겨울마다 야외 잔디광장에 펼치는 유럽형 크리스마스 마켓은 서울의 대표적인 연말 행사로 자리 잡았다.
지난해 11월 강동구 둔촌동에 1만2천세대의 신규 아파트가 입주해 롯데타운 잠실의 지난 1월부터 이달 현재까지 우수고객 매출이 20%가량 증가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명동과 잠실을 하나의 타운으로 조성한 것은 백화점에서 쇼핑 이상의 특별한 것을 찾는 고객 수요를 반영한 결정"이라며 "상품의 차별화에만 머물러 있는 과거 방식에서 벗어나 문화예술, 스포츠, 관광 등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해 승부를 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