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담은 리츠·펀드 투자심리 악화…주가 하락에 처분 잇따라

운용업계 "점포 운영·임대료 납부 현황 모니터링"
송은경

입력 : 2025.03.16 06:15:01



서울 한 홈플러스 매장의 모습.[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송은경 기자 = 전국 각지에 있는 홈플러스 매장을 매입한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와 부동산공모펀드에 대한 투자심리가 연일 악화하고 있다.

이들 리츠와 펀드 등은 홈플러스에서 발생하는 임대수익과 추후 매각 시 얻게 될 자본이득 등을 추구하는 간접투자상품인데, 이달 초 홈플러스가 돌연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임대료 미납 또는 조정이라는 거대 불확실성에 직면하게 됐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신한서부티엔디리츠[404990]는 지난 12일 3천원까지 주저앉으며 홈플러스 회생 신청 전인 2월 말(3천395원) 대비 11.6% 하락했다.

다만 이후 반발 매수세가 유입되며 소폭 반등해 지난 14일 3천135원에 거래를 마쳤다.

홈플러스는 신한서부티엔디리츠의 투자 대상 자산 중 하나인 인천 복합쇼핑몰 '스퀘어원'의 주요 임차인이다.

신한서부티엔디리츠는 지난 12일 홈플러스와의 임대차계약 해지가 불가피할 경우 자사의 스폰서이자 최대주주인 서부티엔디가 홈플러스 면적까지 책임 임차하기로 협의했다고 국토교통부에 보고하고, 이 같은 내용을 투자자들에게 공시했다.

또 홈플러스로부터 8월 22일까지의 임대료를 이미 수취한 상태라 금융사고나 부실자산이 발생하진 않았다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홈플러스 편입 리츠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안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유경PSG자산운용이 운용하는 부동산 재간접 펀드 '유경 플레인바닐라 글로벌리츠인프라부동산 자투자신탁(재간접형)'은 신한서부티엔디리츠 2만5천주(순자산 대비 편입 비중 0.52%)를 처분했다고 13일 공시했다.

유경PSG자산운용은 홈플러스 울산점, 구미광평점, 시화점을 매입한 부동산공모펀드 '유경공모부동산투자신탁제3호'(공모부동산펀드3호)도 운용하고 있다.

유경PSG운용의 재간접펀드 내 신한서부티엔디리츠 처분은 운용 자산 내 홈플러스 관련 익스포저(노출액)를 줄여 불확실성을 최소화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이미 홈플러스 회생절차 개시에 따른 임대료 미납 사례는 현실화하고 있다.

이지스자산운용은 홈플러스 매장을 매입한 공모펀드 1개와 사모펀드 2개를 운용하고 있다.

이 가운데 홈플러스 전주효자점을 매입한 공모펀드 '이지스코어리테일부동산투자신탁126호'는 지난 4일 홈플러스로부터 받아야 할 임대료를 받지 못했다.

이지스운용 관계자는 "3월분 임대료의 경우 납기일은 회생절차개시 결정일인 4일이었으나 현재까지 미지급 상태"라며 "임대료 납입과 관련하여 홈플러스로부터 아직 공식적인 입장과 계획을 청취하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홈플러스 전체 점포는 정상 영업 중으로 전주효자점 역시 운영 또한 차질 없이 진행 중"이라며 "점포 운영 현황과 임대료 납부 현황 등을 지속 모니터링하면서 확인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비상장리츠인 제이알투자운용의 '제이알제24호기업구조조정부동산투자회사', KB부동산신탁의 '케이비사당리테일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 '케이비평촌리테일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 등도 홈플러스의 기업회생 신청으로 임대료 매출채권 수취에 불확실성이 있다고 투자자들에게 공시했다.

홈플러스는 회생절차 개시 이후 임대료를 우선변제대상인 공익채권으로 분류하겠다는 문서를 펀드 대주단에 발송했으나, 운용사들은 일단 임대료 납부가 제대로 이뤄지는지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홈플러스 임대료를 받아 (자산매입에 쓴) 대출 이자를 내야 하는데 펀드 입장에서는 여유분이 없다"며 "만약 임대료 지급이 안 된다면 이자 납부 시기가 도래할 때 펀드 기한이익상실(EOD)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말했다.

norae@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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