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경제

정부가 경기 진작을 위해 상반기 신속한 재정집행을 천명했음에도 1월 예산 집행 속도가 2014년 이래 최저 수준에 머문 것으로 나타났다. 설연휴로 인한 영업일수 감소가 원인이었다.

13일 기획재정부는 ‘월간 재정동향 3월호’을 통해 지난 1월 총지출이 52조7000억원으로 전년 동월보다 3조2000억원 감소했다고 밝혔다. 예산 집행 진도율은 7.8%로 1월 기준 통계를 작성한 2014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앞서 정부는 내수 경기 진작을 위해 재정 집행에 속도를 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중앙정부가 올해 예산의 67%인 170조2000억원을 상반기에 집행하고, 지방재정(170조9000억원)과 지방교육재정(16조9000억원) 등 총 358조원을 상반기중 민간에 푼다는 계획이었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당시 “내수가 조속히 활성화되도록 추진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초 재정집행 속도가 예년보다 떨어진 것이다. 기재부는 1월중 설연휴로 인한 영업일 감소가 원인이라고 밝혔다. 기재부 관계자는 “설 연휴등 영향으로 영업일이 전년보다 4일 줄어 월별통계 산출 이후 최저 수준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올해 1월 일평균 지출은 2조9000억원으로 전년(2조5000억원)보다 늘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다만 1월 이후 정부가 재정집행에 속도를 내고 있는지는 미지수다. 지난 6일 기재부가 밝힌 2월말까지의 재정집행 추산액은 108조원 내외다. 지난해 2월 기준 집행액인 112조7000억원보다 오히려 줄어든 것이다. 최근 정부가 집행률이 부진한 지방자치단체 등을 대상으로 현장점검 등 관리를 실시하겠다고 밝힌만큼 중앙정부의 신속 집행 의지를 보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편 1월 국세 수입은 46조6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7000억원 증가했다. 진도율은 12.2%였다. 법인세는 전년보다 7000억원 늘었고, 소득세도 7000억원 증가했다. 각각 법인이자·배당소득 증가와 성과급 지급으로 인한 근로소득세 증가 등이 영향을 미쳤다. 부가가치세는 전년동월보다 8000억원 줄었다. 환급 세액이 증가하고 수입액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통합재정수지는 13조5000억원 흑자로 1년전보다 2조3000억원 증가했다. 통합재정수지에서 사회보장성기금을 뺀 실질적인 재정상태인 관리재정수지는 11조5000억원 흑자를 기록했다. 2017년과 2018년 이후 1월 기준 3번째로 높은 수준인데 총지출이 줄어든 영향으로 분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