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달러 패권에 도움”...주목받는 크립토 달러 에테나 [매일코인]
최근도 기자(recentdo@mk.co.kr)
입력 : 2025.03.10 16:33:21 I 수정 : 2025.03.10 17:54:54
입력 : 2025.03.10 16:33:21 I 수정 : 2025.03.10 17:54:54

에테나는 테라(Tera) 이후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크립토 네이티브 자산이다. 전통적인 은행 시스템 인프라에 의존하지 않으면서 가상자산 기반의 화폐 솔루션을 제공한다.
다만 이같은 시스템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이 독점하는 달러화 발권력을 침해한다는 의심을 받기 쉽다. 사기업이 달러를 찍어내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최근 매일경제 인터뷰한 가이 영(Guy Young) 에테나 설립자는 이같은 질문에 “에테나는 미국 달러의 도달 범위를 넓히고 달러의 지배력을 강화하는 데 의심할 여지 없이 기여한다”고 말했다.
크립토 네이티브 자산을 만드는 에테나

비트코인 창시자인 나카모토 사토시가 비트코인 백서의 서론에서 탈중앙화된 금융을 구현하기 위해 필요한 요소로 꼽은 것이다.
은행이나 증권사와 같은 금융기관이 아닌 모두가 인정하는 수학적 논리, 그것을 바탕으로한 코드를 통해 신뢰할 수 있는 무신뢰의 금융을 구현하고자했다.
그런 면에서 최근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스테이블코인은 이단아다. 사토시의 철학과는 전혀 부합하지 않는다.
테더(USDT)를 예로들면 우리는 USDT를 발행하는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있다는 테더사를 믿어야한다. 테더사가 파산하면 테더의 가치도 무너진다.
따라서 테더나 USDC처럼 실물 달러 기반하는 게 아닌 온전히 크립토 기반으로 움직이는 스테이블코인을 만드는 건 가상자산 시장 참여자 누구나 꿈꾸는 로망이다.
물론 이 방면에서 가장 유명했던 테라가 테라·루나사태를 통해 무너지며 큰 상처를 남겼다. 그러나 여전히 다양한 프로젝트들이 크립토 네이티브 스테이블코인을 만들기 위해 노력중이다.

에테나의 스테이블코인 USDe는 시가총액 54억5104만달러로 테더와 USDC에 이어 3위다.
디파이라마에 따르면 에타나의 예치자산규모(TVL)도 10일 기준 56억7300만달러로 전년동기 8억5100만달러에 비해 10배 이상 늘었다.
영 설립자는 “탈중앙화금융(디파이)가 성장의 기둥이 돼 지난해 온체인 달러 자산 성장의 85% 이상을 에테나가 차지했다”면서 “펜들의 TVL의 50% 이상이 에테나에 기인하고, 스카이 수익의 약 25% 또는 1억 달러 이상이 에테나에 기인한다”고 말했다.
이는 높은 이자율 덕분이다. 지난해 기준 sUSDe의 평균 연이율은 18%다. 스테이블코인인 USDe를 예치하면 사실상 무위험으로 18%의 연이율을 얻는다는 얘기다.
영 설립자는 “에테나는 디파이 업계에서 가장 높은 연이율을 제공했다”면서 “일반 투자자와 각종 디파이 프로젝트들 모두 자본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에테나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델타-중립을 추구하는 USDe

이렇게 하면 이더리움이 오르면 예치받은 현물 이더리움 가격은 오르고 숏포지션은 손해를 본다. 둘다 1 이더리움이기 때문에 손익은 +-0이 된다.
기존 스테이블코인은 달러를 맡기고 달러 스테이블코인을 얻는 경우가 아니라면 담보물의 명목 가치하락이 골치아픈 문제로 작용했다.
에테나는 이런 위험을 헤지한 셈이다. 기초자산의 가격 변동에 따른 포지션의 가치 변화를 최소화하는 전략을 델타중립이라고 부른다.
에테나는 이러한 방식을 통해 수입도 벌 수 있다. 가상자산 시장은 무기한 선물이라는 독특한 파생상품이 주류를 이룬다.
주식 시장의 선물 옵션은 기본적으로 만기가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기존 주식시장의 선물옵션은 만기때 현물을 사서 선물계약을 이행하기 때문에 현물과 선물의 가격이 맞춰진다.
그러나 무기한 선물을 그렇지 않은데, 이를 해결하기 위해 펀딩비라는 개념이 있다.
일반적으로 포지션이 롱과 숏 중 어느 한쪽으로 쏠렸을 때, 비율이 높은 포지션의 투자자들이 주기적으로 반대 포지션에게 비용을 지불하게 된다.

물론 에테나는 장기 하락장으로 이같은 전략이 불가능해질 때를 대비해 ‘USDtb’를 최근 출시했다. USDtb는 블랙록 토큰화 국채 펀드 BUIDL(Blackrock USD Institutional Digital Liquidity Fund)에 기반한다.
영 창립자는 “USDe의 지원 자산으로 스테이블코인을 도입하면 시장이 하락할 때 프로토콜에 대한 압박을 완화하는 동시에 자금 조달이 개선된다”고 말했다.
바이비트 사태를 잘 극복한 에테나

에테나는 델타-중립 포지션을 구축하기 위해 무기한선물 파생상품을 제공하는 중앙화 거래소(CEX)를 이용해야한다.
바이낸스나 바이비트와 같은 CEX들은 평상시엔 신뢰를 받지만 해킹사태나 일시적 접속 폭주로 인한 오류 등의 위험을 겪을 수 있다.
이 같은 사태가 발생하면 에테나가 스스로 모든 상황을 통제할 수 없다.
대표적인게 바이비트 해킹 사태다. 바이비트 해킹 사건 발생 직후 에테나는 우선 바이비트와의 선물 포지션 관련 미실현 수익 3000만 달러를 90분 이내에 확정했다.
또한 바이비트 해킹 사태를 우려한 투자자들이 USDe를 상환하려는 요청이 많아질 것에 대비해 유동성 버퍼를 기존 3000만 달러에서 2억 5000만 달러로 대폭 늘렸다.
이 같은 대비가 안 되어 있다면 상환 요청이 몰렸을 때 USDe의 투매가 발생해 테라루나 사태처럼 가격이 급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하나 중요한 건 에테나는 담보자산을 직접 중앙화 거래소에 투입해 포지션을 잡지 않는 다는 점이다.
가이 영 창립자는 “에테나는 관리인을 통한 장외 결제(OES)를 사용하므로 CEX에 대한 의존도를 제한한다”면서 “USDe의 담보 자산은 코퍼 및 세푸와 같은 관리인에 보관되며 CEX는 자체 거래소에서 담보 자산을 미러링하므로 실제로 거래소 자체에 담보 자산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영 창립자는 “USDe는 확실히 관리인 및 중앙 집중식 거래소와 같은 중앙 집중식 거래 상대방에 의존한다”면서도 “중앙화와 분산형 자산의 광범위한 정의보다는 크립토 기반 자산과 비 크립토 기반 자산(미국 국채)에 더 초점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USDe를 뒷받침하는 자산의 거의 95%는 BTC, ETH, SOL 등 가상자산이다.
“중요한 건 블록체인을 활용해 기존 금융의 페인포인트를 해결하는 것”
끝으로 가이 영 창립자는 “최근 오피셜 트럼프나 다른 밈과 같은 투기성 자산이 주목을 받고 있고 물론 이것들이 가상자산의 능력을 보여주는 가장 좋은 사례 중 하나일 것”이라면서도 “크립토판에서 훨씬 더 흥미로운 것은 지속 가능한 수익률에 기반을 두고, 전통 금융과 무관한 자체 독립 금융 시스템으로서 가상자산을 개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그는 또 “미국 재무부 채권보다 훨씬 더 높은 수익률을 제공하면서도 수십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수 있는 새로운 수익원을 투자자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 것은 가상자산만이 해결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과제 중 하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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