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쯤되면 “트럼프 이거 맞아?”…관세폭탄 부메랑에 美금융주 곡소리

정상봉 기자(jung.sangbong@mk.co.kr)

입력 : 2025.03.05 20:47:08
소비·대출 감소 우려 커지자
BoA·씨티그룹 줄줄이 하락
월가선 “추가 조정은 불가피”


4일(현지시간) 뉴욕증권 거래소. [AFP = 연합뉴스]


미국 증시에 경기 불안 심리가 퍼지며 주요 금융주가 2023년 지역은행 연쇄 파산 이후 하루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나스닥지수도 고점 대비 10% 가까이 하락하는 등 미국 증시가 기술적 조정 국면에 들어가는 모습이다.

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 따르면 미국의 최대 종합 금융 기업 JP모간체이스는 전 거래일 대비 3.98% 하락한 250.25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미국 증시에서는 금융주 위주로 하락세가 이어졌다. 뱅크오브아메리카가 6.34%, 씨티그룹이 6.25% 하락하며 거래를 마무리했고 웰스파고와 모간스탠리 주가도 각각 4.84%, 5.74% 떨어지는 등 주요 금융 종목의 주가가 내렸다.



금융 기업의 주가 상황을 종합적으로 나타내는 S&P500 금융업종지수는 이날 하루에만 3.54% 하락한 614.49를 기록했다.

이는 2023년 3월 초 미국에서 실버게이트 은행의 파산을 시작으로 연쇄 지방은행 파산이 일어난 시기에 이어 2년 만에 가장 큰 낙폭이다. 2023년 당시 S&P500 금융업종 지수는 3월 9일에 4.1%, 3월 13일에 3.78%의 하락률을 기록한 바 있다.

금융주 폭락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으로 인한 경제 불확실성과 경기 위축 우려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와 멕시코 등에 대해 부과한 수입 제품에 대한 25% 관세는 이날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됐다. 중국산 수입 제품에 대한 10%포인트 추가 관세도 시작됐다.

애초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 물가 상승과 함께 이자 수익 증대 등 기대감으로 은행 등 금융주가 선호주로 주목받았으나 오히려 소비지출과 대출 등 감소 우려가 나오면서 기대심리가 역전된 모양새다.

금리 인하 속도가 더뎌지면서 미국 내 상업용 부동산 부실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것도 주가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샌프란시스코의 상업용 부동산 공실률은 2018년 16.5%에서 지난해 20.1%로 증가했고, 이 영향으로 상업용 부동산 대출이 많은 은행들의 대규모 손실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이날 발표된 IBD·TIPP 경제낙관지수가 둔화한 것도 경기 부진 우려를 키웠다. IBD·TIPP 경제낙관지수는 지난달 52에서 이날 49.8로 줄어들며 예측치인 53.1을 밑돌았다.

계속된 경기 둔화 지표 발표와 증시 부진에 나스닥지수는 10% 가까이 떨어지며 기술적 조정 국면에 진입했다.

이날 나스닥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35% 하락한 1만8285.16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달 후반부터 하락세가 이어져 지난해 12월 16일 2만173.89로 마감하며 기록했던 최근 고점에서 9.36% 떨어졌다.

미국 증권가에서는 증시 하락세 지속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날 JP모건은 미국 증시 투자 전망을 ‘전술적 약세’로 하향 조정하며 “추가 하락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JP모건은 이날 고객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공격적인 관세 정책이 강행될 경우 미국 국내총생산(GDP) 전망치가 크게 하락할 것”이라며 “기업 실적 기대감도 흔들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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