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對美 투자 검토하겠지만 인센티브 필요…더 지켜볼 것"(종합)

최종현학술원 행사서 인터뷰…"한미 시너지 낼 빅프로젝트 만들어야"美 IRA 등 보조금 폐지 움직임엔 "무조건 '준다, 안 준다'로 안 갈 것""AI는 美 투자가 좋을 수도"…美의 TSMC 압박설엔 "압박으로 안보여""美측, 조선 등 6개 분야 좋아해"…경제사절단, 러트닉 장관과도 면담
장하나

입력 : 2025.02.23 18:44:53


취재진과 문답하는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의 회장
(워싱턴=연합뉴스) 박성민 특파원 =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의 회장이 21일(현지시간) 워싱턴 DC의 한 호텔에서 최종현학술원 주최로 열린 '2025 트랜스퍼시픽 다이얼로그'(TPD) 행사장에서 취재진과 만나 인터뷰하고 있다.2025.2.21 [워싱턴특파원단 제공]

(워싱턴·서울=연합뉴스) 박성민 특파원 장하나 기자 =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겸 SK그룹 회장이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에도 인센티브가 있다면 미국에 대한 추가 투자를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21일(현지시간) 워싱턴 DC의 한 호텔에서 최종현학술원 주최로 열린 '2025 트랜스퍼시픽 다이얼로그'(TPD) 행사장에서 취재진과 만나 대미 투자 계획이 있는지를 묻자 "검토는 계속할 것이다.

비즈니스라는 게 필요한 투자를 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이어 "어느 기업도 '트럼프 시기에 얼마를 하겠다'고 생각하며 다가가지 않고, 이게 내 장사에 얼마나 좋으냐 나쁘냐를 얘기한다"며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에 생산 시설을 좀 더 원한다고 얘기하지만, 우리는 인센티브가 같이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 "계속 (미국이) 세금도 내리겠다고 얘기를 하는데 아직은 뭐가 (구체적으로) 나온 게 없지 않나.

그러니까 좀 더 지켜봐야겠다"며 "그래야 계획을 짜거나 뭘 하는데 반영을 시킬 수 있는데 지금은 아직 뭐가 나온 게 없다"고 덧붙였다.

최 회장은 미국 측의 인센티브가 세금 인하 등 전향적 태도 변화를 의미하느냐고 묻자 "꼭 돈만 갖고 따지는 게 아닐 수 있다.

여러 가지 다른 종류의 인센티브가 있을 수 있다"며 "한국과 미국이 같이 해서 서로 좋은 것을 하는 게 지금 필요하다"고 답했다.

또 "살 때는 더 싼 걸 사고 싶어 하고, 팔 때는 내걸 많이 파는 그런 관계만 있으면 상당히 삭막한 관계다.

이제는 단순히 상품 수출만으로 계속 먹고 살 수 없는 문제에 부딪히고 있다"며 "같이 활동해서 서로 시너지를 얻는 빅 프로젝트를 만들어서 해야 대한민국도 지금 같은 트렌드 파도에 잘 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의 회장
(워싱턴=연합뉴스) 박성민 특파원 =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의 회장이 21일(현지시간) 워싱턴 DC의 한 호텔에서 최종현학술원 주최로 열린 '2025 트랜스퍼시픽 다이얼로그'(TPD) 행사장에서 취재진과 만나 인터뷰하고 있다.2025.2.21 [워싱턴특파원단 제공]

최 회장은 또 미국이 비싼 인건비 등으로 인해 투자처로서 매력적이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엔 "지금 그런 단계까지는 전혀 이야기한 게 없다.

상황이 산업 분야마다 다 다르다"고 했다.

다만, "미국이 좀 불리한 것도 있지만, 미국이 유리한 것도 있다.

솔직히 인공지능(AI) 분야 등은 다른 데 투자하는 것보다 미국에 투자하는 게 지금 훨씬 좋을 수 있다.

상대적으로 우리도 유리하고 좋은 곳에 투자하지 않겠나"라고 밝혔다.

한국 기업들은 트럼프 집권 1기부터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 시기까지 8년에 걸쳐 1천600억 달러(약 230조원) 규모를 미국에 투자했다.

하지만,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선 전임 바이든 정부에서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및 반도체법에 따라 지급하기로 한 보조금을 폐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 최 회장은 "내가 얘기할 건 아닌데, (이번 방미 기간에 만난 미국) 정계 인사 중 한 분이 '그거는 계속 집행이 잘될 것이다.

나는 그렇게 믿고 있고 우리는 그런 정책을 갖고 있다.

약속을 해서 미국이 좋은 건데 그걸 왜 안 하느냐'고 얘기했다"며 "실제 그것도 미국이 자기네 실리를 따져서 하겠다고 생각한 것이다.

무조건 '준다, 안 준다' 이렇게 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또 "(트럼프 정부가) 다시 리뷰를 할 것으로 보고, 그것(리뷰 결과)이 나와야 한다.

새 행정부는 이제 인선을 해서 들어오고 있는 것이고, 최소한 4월쯤 뭔가 발표를 한다고 하니 좀 기다려보자"고 덧붙였다.

최 회장은 또 트럼프 행정부가 자국 반도체 업계를 살리는 등 미국 우선주의 기조 아래 글로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1위인 대만 TSMC에 미국 인텔 공장 인수 타진까지 하면서 압박한다고 알려진 것에 대해선 "압박을 한다? 나는 그렇게 안 보인다"라고 말했다.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맡고 있는 최 회장은 26명으로 꾸려진 '대미 통상 아웃리치 사절단'을 이끌고 방미해 19∼20일 백악관, 재무부 고위 당국자와 의회 주요 의원, 주지사 등을 만났다.

사절단은 21일 러트닉 상무장관 취임 선서식에 앞서 러트닉 장관과 따로 만나 40여분간 면담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자리에서 사절단은 한국의 대미 투자 규모 등을 강조하며 양국의 지속적인 경제 협력 방안 등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은 민간 경제사절단의 방미 성과를 묻자 "가능하면 그들(미국 측)이 흥미로워할 얘기를 한다는 게 계획이었고, 그런 측면에서 성과가 있었다"며 "같이 해서 서로 좋은 얘기가 있어야 되는 것을 준비해왔고, (미국 측이) 6개 분야를 다 상당히 좋아한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대한상의가 준비한 6개 분야는 조선, 에너지, 원자력, AI·반도체, 모빌리티, 소재·부품·장비 등이다.

사절단이 만난 백악관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20여개의 경제사절단을 만났으나, 이번 한국 민간 사절단과의 논의가 가장 생산적이었다"면서 향후 추가 논의를 지속하기로 한 바 있다.

최 회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사실상 전 세계를 상대로 예고한 상호 관세 부과에 대해선 "제가 협상할 것도 아닌 거 같아서, 한국 정부가 와서 얘기하게 될 거라고 (미국 측에) 전했다"라고 했다.

그는 미국과 협상에 나설 때 한국 정부에 전달할 협상 전략이나 당부 사항이 있느냐고 묻자 "있다.

잘 전해드리도록 하겠다"며 "그리고 협상은 잘해야 한다"고 답했다.

min22@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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