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 美전문가, 트럼프의 '김정은 연락' 발언에 "대화재개 희망 신호"
우크라 종전 위해서도 대북 관여 필요 평가…실제 성사 전망은 불투명'핵보유국' 언급엔 "사실상 핵보유국 간주" vs "정책변화로 보기엔 일러"
강병철
입력 : 2025.01.25 04:30:09 I 수정 : 2025.01.25 09:08:12
입력 : 2025.01.25 04:30:09 I 수정 : 2025.01.25 09:08:12
(워싱턴=연합뉴스) 강병철 특파원 = 미국 전문가들은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연락할 것이라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과 관련, 북한과의 대화 및 협상 재개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24일(현지시간)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외적 최우선 순위인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협상 문제 때문에도 북한과의 접촉 필요성이 높아졌다고 분석했으며 대북 대화시 단기·중기적으로는 비핵화 대신 핵동결 같은 이른바 '스몰딜'(Small deal)도 추구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트럼프 정부의 대북 대화가 언제 표면화되고 성과를 낼 수 있을지를 놓고는 전문가들의 전망이 엇갈렸다.
싱크탱크 '불량국가 프로젝트'의 해리 카지아니스 대표는 이날 연합뉴스 서면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분명하게 북한과 대화를 재개하길 원한다"고 평가했다.
그는 그러나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수십억 달러를 벌고 있는 김씨 일가가 미국을 비롯해 다른 나라와 어떤 타협을 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북한과의 대화는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어떤 대화(시도)도 수개월 내지 수년 뒤에 결실을 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는 나아가 트럼프 대통령이 과거 미중 수교 때 리처드 닉슨 당시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했던 것처럼 평양을 찾아 일종의 '역사'를 만들려는 시도도 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패트릭 크로닌 허드슨연구소 아시아태평양 안보석좌는 우크라이나 전쟁 문제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관여할 필요성이 커졌다고 평가했다.
그는 "3년간 지속된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기 위한 협상은 트럼프 정부의 최우선 과제"라면서 "트럼프 정부의 대북 대화 열망이 강할 뿐만 아니라 (우크라이나 협상에서) 진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북한군이 철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미간) 비공식 채널을 통한 의사소통이 천천히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북미간) 이미 (접촉을) 시작하지 않았다면 저는 놀랄 것"이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참모가 유엔에서 대표단과 (이미) 접촉을 했을 수도 있고, 트럼프 대통령이 이미 김정은에게 편지를 썼을 수도 있는데 우리가 이를 모르는 것일 수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을 최근 '핵보유국'이라고 언급한 것과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대외정책에서) 조기에 성공을 거두고 싶어 하며 성공적 기회가 있을 수 있는 곳을 찾기 위해 다양한 옵션을 실험해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언급한 것도 김정은 위원장이 협상 테이블에 나오도록 장려하기 위한 의도적 양보로 본다"고 언급했다.
프랭크 엄 전 미 국방부 아·태 안보 담당 차관보 특별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몇 년간 김정은 위원장과 만나서 함께 잘 지내고 싶다는 의사 및 긴장 완화를 위해 북한과 협상을 하길 원한다는 신호를 수차 보냈다"라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과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 후보자 등의 발언을 보면 (트럼프 정부는) 북한을 사실상의 핵보유국으로 간주하고 있으며 이런 맥락에서 긴장 완화가 필요하다고 볼 수 있다"라면서 "이것은 단기·중기적으로는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하는 잠재적인 협상을 암시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 등의 '핵 보유국' 언급에 대해 "미국 정책의 공식 전환으로 보기엔 시기 상조"라면서 "북한 등의 민감한 주제에 대한 정책 묘사는 전문 용어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그(북한 비핵화) 정책을 포기한다면 인도·태평양 동맹·파트너 국가 및 미국의 비확산 정책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이며 핵을 추구하는 (다른 나라의) 야심가들에게 묵인할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구애에 대해 김 위원장이 바로 반응을 보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대체로 전망했다.
카지아니스 대표는 "김정은은 지금 러시아로부터 모든 것을 얻었기 때문에 (당장) 반응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김정은은 트럼프의 의도를 이해하기 위해 모든 발언을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크로닌 안보석좌는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언급해 김정은의 감수성에 어느 정도 존중해줬다"면서 "김정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어느 정도 양보할 수 있는지 알아보고 싶어 할 것이지만, 이것은 우회적이고 긴 과정이 될 것이며 아무 결과가 없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베넷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이른바 '하노이 노딜'(2차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이 성과없이 끝난 것을 의미) 이후에 미국과의 협상에 거리를 두고 있는 것에 대해 "김정은 위원장이 미국과 협상할 의사가 없다는 것은, 협상 전에 트럼프에게 큰 양보를 요구하는 협상 전략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았는지는 알 수 없지만, 북한이 협상장에 나오더라도 매우 까다롭게 할 것이기 때문에 협상이 어떻게 진행될지는 불분명하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북한 비핵화 대신 핵 군축의 협상을 진행할 것으로 보는지를 묻는 말에 "미국이 정책 실패를 의미하는 비핵화 포기 대신 그것을 수십년의 장기 목표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면서 "미국과 북한간 협상은 북한 핵무기 생산의 특정 요소를 동결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soleco@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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