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침] 경제([CES 2025] "메타버스 한물갔다 하면 서운하…)

조성미

입력 : 2025.01.07 18:47:10
[CES 2025] "메타버스 한물갔다 하면 서운하죠"…AI 바람에 올라탄 XR (라스베이거스=연합뉴스) 조성미 기자 = 인공지능(AI) 붐에 가려 침체하는 듯했던 메타버스·확장현실(XR) 기술이 산업·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활용도를 인정받으며 어엿한 미래 신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한때 메타버스 붐을 가라앉혔던 AI 기술이 메타버스·XR을 보다 정교하고 비용 효율적으로 구현할 수 있도록 도와주면서 최근 XR을 산업과 일상에서 활용하려는 시도가 더욱 빈번해지고 있다.

삼정KPMG 경제연구소가 낸 CES 2025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소비자 XR 분야 글로벌 시장은 178억7천만 달러 규모에서 나날이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2028년까지 높은 성장이 예상되는 분야는 차량용 XR(28.9%), 상업용(28.1%), 기업용(27.4%), 헬스케어(27.3%) 순이다.

◇ 소니·할리우드가 주목하는 콘텐츠 산업의 XR 활용도 개막을 하루 앞둔 6일(이하 현지시간) 세계 최대의 IT·가전 박람회 CES 2025 현장에서는 다수의 XR 관련 기업과 기술이 관람객을 만날 준비에 한창인 모습이었다.

내로라하는 글로벌 기업들이 XR 산업을 화두로 내세워 미디어데이 등 행사를 앞다퉈 마련하는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소니는 이날 글로벌 언론사·인플루언서 등을 대상으로 프레스 콘퍼런스를 열고 현실 세계를 스캔해 3차원 입체 영상으로 재현하는 공간 콘텐츠 제작 설루션 'XYN' 출시 계획을 공개했다.

현실 및 가상 세계의 융합이 가속화되면서 영화, 애니메이션, 게임, 산업 디자인에서 3D 콘텐츠 제작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자 이를 지원하는 설루션을 내놨다는 설명이다.

소니, 확장현실(XR) 및 콘텐츠 사업 전략 발표
(라스베이거스=연합뉴스) 조성미 기자 = 소니 관계자가 6일(현지시간) 프레스 콘퍼런스를 열어 확장현실(XR) 및 콘텐츠 사업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2025.1.7 csm@yna.co.kr

소니는 미국프로풋볼리그(NFL)와 협력을 맺어 스포츠 분야에서 가상현실 사업을 기획하고 자사가 강점을 지닌 게임,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의 XR 콘텐츠를 발전시키는 등 지식재산(IP) 사업 내실화를 중장기 비전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같은 날 라스베이거스 아리아 리조트에서는 '할리우드 궤적: 2025∼2030년 생성형 AI 타임라인'을 주제로 세션이 열려 할리우드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AI와 XR 기술을 향후 콘텐츠 제작, 사업화에 어떻게 활용할지 논의했다.

국내 뮤직테크 스타트업 버시스는 SM엔터테인먼트와 걸그룹 에스파의 음악과 세계관을 메타버스에 옮긴 에스파 월드로 CES 2025 혁신상을 받았다.

에스파 월드에서는 팬들이 아이돌 음악을 시각적으로 경험하고 쌍방향으로 참여할 수 있다.

롯데이노베이트[286940]는 메타버스 플랫폼 자회사인 칼리버스와 함께 현실 세계를 가상에 똑같이 구현해 시뮬레이션에 활용하는 디지털 트윈 기술을 전시한다.

디지털 트윈은 AI 분야를 선도하는 엔비디아가 최근 차세대 기술로 주목하는 기술이다.

글로벌 중장비 기업 보쉬와 지멘스도 CES 2025 전시에서 스마트 팩토리 등 산업 분야에서 활용되는 최첨단 디지털 트윈 기술을 소개한다.

◇ 전문가 기기부터 자율주행차 홀로그램까지 XR 디바이스 발전상 XR 분야가 더 이상 가상 세계에 머무르지 않고 현실 세계에서 활용될 방안이 구체화하면서 가상과 현실을 보다 실감 나게 이어줄 도구들도 봇물 터지듯 쏟아졌다.

소니와 지멘스는 콘텐츠 창작자 및 제품 디자이너 등 전문가용 XR 디스플레이 기기(HMD) 'SRH-S1'의 첫선을 보인다.

소니와 지멘스가 개발한 전문가용 HMD 'SRH-S1'와 컨트롤러
[CES 2025 홈페이지 캡처.재판매 및 DB 금지]

HMD(헤드 마운트 디스플레이)는 애플 비전프로처럼 머리에 쓰는 XR 기기로 퀄컴의 XR 전문 칩 스냅드래곤 XR2+ GEN2 플랫폼을 탑재했다.

기기 운용에는 지멘스의 산업용 소프트웨어 '엑셀러레이터'가 활용됐다.

4K 마이크로 OLED 패널로 생생한 현실감을 구현하며 6개의 카메라 센서를 이용해 사용자 주변의 공간을 인식한 뒤 실사와 가상을 섞은 혼합현실(MR) 콘텐츠 제작을 지원한다.

이 제품은 XR 기술·액세서리 부문에서 최고혁신상의 영예를 안았다.

영국과 미국 기반 스타트업 엔비직스는 운전자가 머리에 쓰면 자동차 진행 방향과 관련한 정보, 예상 장애물, 도로 주행 법규 등을 홀로그램으로 표시해주는 헤드업 디스플레이를 출품했다.

독일 광학제조기업 칼자이스 자회사 마이크로옵틱스는 카메라 기능이 없는 투명한 소재에 홀로그래픽 기술을 적용해 카메라 역할을 하도록 하는 '투명 카메라' 기술로 CES 2025 최고혁신상을 받았다.

차량 전면 유리 등이 마치 카메라처럼 주변 사물을 인식하고 투사할 수 있어 자율주행 기술과 높은 연계성이 점쳐진다.

이밖에 삼성전자[005930], 메타 등이 도전장을 내밀고 제품 개발에 나선 AR 글라스 분야에서는 중국 가전·전자 기업 TCL 등의 의지도 뜨겁게 느껴졌다.

리둥성 TCL 창업자 겸 회장은 6일 전시 준비가 거의 끝난 TCL 전시장에서 AR 글라스를 직접 써보고 담당자와 한참 동안 대화를 주고받는 등 큰 관심을 기울이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AR 글라스 써보는 리둥성 TCL 회장
(라스베이거스=연합뉴스) 조성미 기자 = 리둥성 TCL 회장이 6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 TCL부스를 찾아 AR 글라스를 착용해보고 있다.2025.1.7 csm@yna.co.kr

◇ 촉각까지 가져오는 XR…햅틱 기술 진일보 메타버스나 디지털 트윈 등의 XR 기술이 보통 시각적인 측면에 치중해있지만, 근미래에 촉각이나 후각, 미각 등 다른 오감까지 가상 현실로 불러들이는 일이 현실이 되고 있다.

이러한 인간 오감의 가상화 기술을 '햅틱'이라고 하는데 CES 2025 혁신상을 받은 캐나다 기업 해플리 로보틱스의 햅틱 장치가 대표적이다.

이 회사의 소형 햅틱 기기 '미니버스'를 착용하고 가상 현실 속 물체를 만지면 그 물체의 표면 질감, 무게감, 저항감 등으로 설정된 특정한 느낌이 이용자에게 전달되게 설계됐다.

해플리 로보틱스는 "사실적인 촉각 피드백을 제공해 사용자가 가상 환경과 매우 정확하게 상호 작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고 설명했다.

아이팝의 햅틱 슈트
[아이팝 홈페이지 캡처.재판매 및 DB 금지]

국내 햅틱 기술기업 아이팝은 온몸에 분포한 15개의 모션 센서와 양손에 착용하는 햅틱 장갑이 가상 현실 속에서도 실제의 느낌을 최대한 재현하도록 돕는 '이모텐스 슈트'로 CES 혁신상을 거머쥐었다.

이 밖에 사람을 특수 카메라로 찍었을 때 실물과 흡사한 홀로그램이 박스 안에 나타나는 AI 기반 홀로그램 박스를 출품한 홀로커넥츠도 햅틱 기술과 함께 관람객 이목을 끌 전시로 지목됐다.

미국 오그멘탈은 디지털 기기를 손을 사용하지 않고 머리와 혀의 움직임만으로 제어하는 구강 내 인터페이스를 개발해 혁신상을 받았다.



실제 사람을 촬영해 홀로커넥츠의 홀로그램 박스 안에서 재현한 모습
[X 캡처.재판매 및 DB 금지]

csm@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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