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학개미, 美국채 털고 주식으로 환승

김정석 기자(jsk@mk.co.kr)

입력 : 2025.01.01 17:14:25 I 수정 : 2025.01.01 17:21:11
엔저 계속에 '더블수익' 무산
美장기채 열흘새 1천만弗 매도
상승 기대 S&P500 ETF 사들여




'역대급 엔저'에 환차익을 노리는 국내 투자 수요가 미국 장기채에서 주식시장으로 옮겨가고 있다.

1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일본은행(BOJ)이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한 지난달 19일부터 28일까지 국내 투자자는 환헤지 상품인 아이셰어스 만기 20년 이상 미국 국채(엔화 헤지) 상장지수펀드(ETF)를 1051만달러어치 팔아치웠다. 이 ETF는 일본 증시에 상장된 미국 장기채 상품으로, 달러·엔 환율에 환헤지가 적용되기에 달러화 가치에는 영향을 받지 않는다. 국내 투자자는 이 상품을 살 때 원화를 엔화로 환전하기 때문에 원화 대비 엔화 가치가 오르면 환차익이 발생한다.

국내 투자자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와 엔화 반등을 노리고 지난해 이 펀드를 10억달러 이상 매수했다. 그러나 채권 가격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자 매도 우위로 전환한 모습이다. 이 상품은 최근 미국 장기채 가격이 요동치면서 지난해 17.46%의 손실을 냈다. 국내 투자자는 미국 국채 대신 일본 증시에서 미국 증시에 투자하는 환헤지 상품에 주목하고 있다.

2024년 독보적인 성적을 냈던 미국 증시가 새해에도 최고가 경신 행진을 이어갈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같은 기간 국내 투자자는 일본 시장 전체에서 4266만달러어치를 순매도하며 이탈하는 모습을 드러냈지만 환헤지 미국 증시 ETF는 오히려 사들였다. 국내 투자자의 순매수 1위 상품은 190만달러의 매수 우위로 집계된 맥시스 S&P500 에퀴티 ETF(엔화 헤지)였다. 월가에서는 이 상품이 추종하는 S&P500지수가 새해에 7000선을 넘을 거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최소한 올해 1분기가 지나야 엔화 가치 반등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사이클이 재개되고 '도널드 트럼프 리스크'가 완화되는 분위기에 접어들어야 BOJ가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김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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