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항공株 어쩌나”…연말 덮친 탄핵·항공 참사에 투자심리 추락 위기

김인오 기자(mery@mk.co.kr)

입력 : 2024.12.29 22:32:53
비상계엄·원화값 약세로
대한항공·LCC 하락 국면
제주항공 악재 후폭풍 우려
투심 위축으로 반등 불투명

정국 불안에 여행주도 타격
증시 전반 변동성 커질 듯




탄핵 정국 혼란이 소비심리를 짓누르는 가운데 제주항공 사고로 인한 투자심리 위축 가능성이 항공·여행 관련주에 추가 악재로 떠올랐다.

정부가 관광업계 살리기에 나섰지만 정국이 어수선한 데다 국내외 여행 수요까지 움츠러들 수 있어 연말 특수를 기대했던 업계 실적이 회복되기 힘들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29일 오전 발생한 제주항공 무안공항 사고 직후 주요 증권사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앱에는 제주항공이 종목 검색어 1위에 올랐다.

당국이 구체적인 사고 원인 파악에 나선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이번 사고가 제주항공을 비롯한 관련 업종 주가와 국내 증시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제주항공 올해 주가 흐름


한 증권사 관계자는 “항공사 측 과실에 따라 손해배상 규모가 달라지겠지만 당장 주가를 끌어내릴 변수는 투자심리”라며 “제주항공 주가 향방을 예상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증시 전반 분위기에 대해서는 “대통령 권한대행의 권한대행에 대해서도 탄핵 압박이 나오는 분위기를 감안하면 내수 경기나 소비심리 살리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 분위기 전환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고 언급했다.

자칫 이번 사고가 증시 전반에 악재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비상계엄’ 사태가 벌어진 지난 3일 이후 국내 주요 항공사 주가는 이미 급락한 상태다.

3일 이후 27일까지 저비용항공사(LCC) 중 티웨이항공과 제주항공이 각각 12.5% 급락했고 진에어는 11.7% 하락했다. 아시아나항공 인수로 시장 지배력을 키운 대한항공도 9.2% 떨어지는 등 고전하는 모양새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원화값 급락으로 인한 해외여행 수요 감소가 국내여행 수요 증가로 이어지기 힘들다고 보는 분위기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국회가 대통령 권한대행마저 탄핵에 나선 것을 계기로 외환시장이 출렁이고 실물경제 분위기도 얼어붙은 탓이다.

27일(현지시간) 뉴욕 외환시장에서는 달러 대비 원화값이 전날보다 0.38% 떨어져 1473.8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안도현 하나증권 연구원은 “과거 원화값이 약세(달러 강세)였던 시기를 보면 평균적으로 출국자 수는 이전보다 감소하거나 증가세가 둔화하는 경향을 보였다”면서 “원화값이 떨어지면 항공사로서는 탑승객 수요뿐 아니라 비용 측면에서도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단기적으로 항공주 전반이 매도세에 휩싸인 가운데 LCC와 대형사 주가 간 온도차가 커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정세가 불안한 가운데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성공, 진에어와 에어부산, 에어서울의 통합 LCC 출범 추진 등 최근 시장 구조 개편 움직임을 보면 대한항공 입지가 더 강화될 것”이라고 26일 언급했다.

이어 “항공사들이 운임을 포기하면서까지 점유율 경쟁에 나서지 않을 분위기이고, LCC가 돌발 행동에 나서려 해도 보잉의 여객기 생산 차질 때문에 비행기 도입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지난 27일 국회 본회의에서 우원식 국회의장이 ‘국무총리(한덕수) 탄핵소추안’의 의결정족수를 재적 과반(151석) 이상으로 정하고 투표 개시를 선언하자 국민의힘 의원들이 의장석을 둘러싸고 격렬하게 항의하고 있다. [김호영 기자]


일각에서는 정부가 외국인 관광 활성화 취지로 발표한 비자정책 효과에 주목하지만 탄핵 정국 탓에 기대감이 사그라드는 분위기다.

정부는 내년부터 크루즈선을 타고 오는 중국인 단체관광객에 대해 무비자 입국을 허용한다고 지난 26일 밝혔다.

다른 여객선이나 여객기로 오는 중국인 단체관광객의 무비자 입국을 허용하는 방안도 검토하는 한편 중국과 베트남, 필리핀,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인도 등 6개국 단체관광객에 대해서는 비자 발급 수수료 면제 기간을 내년 12월까지 연장한다는 소식도 나왔다.

이에 따라 하나투어, 모두투어, 노랑풍선 등 여행사 주가가 이날 급등했다. 그러나 다시 상승분을 반납했고 27일 들어서는 하락 마감했다.

국가관광전략회의를 열어 경제 살리기 대책 마련에 나섰던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에 대해 국회가 27일 탄핵소추안을 통과시키면서 정책 추진 동력이 약화됐다는 비관론이 매도세로 이어진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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