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만에 120% 폭등했다고?”…연말에 돈 몰리는 이 주식, 어디길래

김인오 기자(mery@mk.co.kr)

입력 : 2024.11.20 19:46:06
추수감사절 앞두고 소비 회복
美 핀테크주 주가 ‘활활’


미국 뉴욕 도심. 위 사진은 본기사와 관련없음. [UPI = 연합뉴스]


미국 추수감사절부터 시작되는 소비 성수기를 앞두고 뉴욕증시 투자금이 핀테크(금융 기술) 업종으로 몰리고 있다.

특히 핀테크 업계에서 주목 받아온 이른바 후불결제(BNPL) 서비스의 경우 연말 소비가 몰리는 계절적 특성 외에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 금리 인하 사이클, 내년 출범하는 도널드 트럼프 2기 정부의 금융규제 완화 기조가 긍정적인 변수로 꼽힌다.

19일(현지시간) 나스닥증권거래소에서는 BNPL 간판기업이자 핀테크 대장주 격인 어펌 주가가 3.06% 상승한 63.96 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20일 이후 이날까지 최근 한 달 새 46.5% 뛰었다.

또 다른 핀테크 기업인 소파이와 스퀘어 주가도 한달 새 각각 38.7%, 25% 뛰었다. 같은 기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 상승률(1.1%), 해당 지수 내 금융업종 지수 상승률(5.1%)을 훌쩍 웃도는 수치다.



상대적으로 기업 규모가 작은 세즐은 주가가 최근 한달 간 120%, 올해 1월 이후 1890% 폭등했다. 이 회사는 작년 8월 나스닥거래소에 상장한 기업으로 현재 시총은 23억7600만 달러다. 미니애폴리스에 본사를 둔 해당 업체는 2016년 설립됐고 BNPL에 주력하는 핀테크 기업이다. 미국과 캐나다, 호주, 브라질을 주요 시장으로 두고 있다.

최근 핀테크 업종에 투자금이 몰리는 가장 큰 배경은 트럼프 2기 정부가 각종 금융 규제 완화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감이다.

이날 미즈호증권은 핀테크 간판기업인 어펌에 대한 12개월 목표가를 기존 65달러에서 69달러로 올리면서 매수 의견을 강조했다.

댄 돌레브 미즈호증권 연구원은 “지금 금융업종 투자 심리를 움직이는 것은 금리보다 규제 완화”라면서 “핀테크 업체들이 많이 진출한 BNPL의 경우 미국 소비자금융보호국(CFPB)이 올해 5월 BNPL 서비스업체도 규제를 받는 일종의 신용카드 서비스 제공자라고 해석했지만 투자자들은 변화 가능성을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달 들어 미즈호 증권을 비롯해 JP모건과 웰스파고, 바클레이즈 등 글로벌 투자사 5곳이 어펌 목표가를 높여잡았다.

연준을 비롯해 유럽중앙은행(ECB) 등 주요국 중앙은행이 올해 하반기를 기점으로 본격 금리 인하 기조로 돌아선 점도 긍정적인 시장 환경이다.

리서치앤드마켓츠는 3분기 보고서를 통해 연준의 금리 인하와 서비스 선호도를 감안할 때 올해 미국 BNPL 시장 규모는 작년보다 14.8% 증가한 1090억 달러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는 2029년까지 연평균 9.5% 성장세를 기록, 2029년 시장 규모가 1716억달러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선구매 후결제’로 불리는 BNPL 서비스는 디지털 외상 결제라고 할 수 있다. 소비자가 BNPL 방식으로 결제하면 결제 업체가 소비자를 대신해 가맹점에 먼저 대금을 전액 지불하고, 나중에 소비자가 여러 번에 걸쳐 BNPL 결제 업체에 대금을 갚으면 된다.

BNPL은 신용카드와 달리 소비자 신용등급이 필요 없고 소비자에게 신용 조건을 요구하지도 않는다. 신용카드는 할부 서비스를 이용하면 높은 수수료가 붙지만, BNPL 은 그렇지 않다 보니 주로 청년층이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BNPL 업체는 소비자가 아니라 가맹점으로부터 높은 수수료를 받아 수익을 낸다. 통상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가 1~2% 선이라면 BNPL 가맹점 수수료는 5~7% 선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연말 휴가 시즌을 앞두고 미국 내 소비 심리가 개선된 점도 단기적으로는 BNPL 관련주에 긍정적인 변수다.

미국 미시간대가 이달 8일 발표한 미국 11월 소비자심리지수 잠정치는 73을 기록해 지난 4월(77) 이후 가장 높은 수치로 집계됐다. 지난달 29일 미국 컨퍼런스보드가 발표한 지난달 미국 소비자신뢰지수는 108.7을 기록해 올해 1월(114.8)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두 지표는 미국 내 소비심리를 수치화한 대표적인 지수다.

관련 기업들의 뉴욕증시 상장 움직임도 감지된다. 스웨덴계 BNPL 간판기업 클라르나는 내년 미국 증시 상장을 위해 미국증권거래위원회(SEC)에 기업 공모 신청서 초안을 제출했다고 앞서 13일 밝혔다. 업계에서는 기업 가치가 146억 달러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대표적인 BNPL 기업은 클라르나 외에도 호주 애프터페이와 미국 어펌, 일본 페이디가 꼽힌다. 애프터페이는 앞서 2021년 8월 미국 블록이 인수했고, 페이디는 같은해 9월 미국 페이팔이 인수했다.

다만 BNPL 은 주력 이용층이 채무 상환능력이 열악한 청년층이라는 점에서 연체율 문제가 부각돼왔다. 이 때문에 미국 CFPB 는 자국 내 BNPL 업체에 대해 ‘카드사에 준하는 수준’으로 규제 수위를 맞춘다고 발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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