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복 수출 1년새 14% 급등했다는데…전복 어가들이 울상인 까닭

강인선 기자(rkddls44@mk.co.kr)

입력 : 2025.07.15 14:55:26
가격 급락해 수출 금액은 오히려 감소
6월 국내 전복 가격 1년새 최대 14% 하락
공급은 느는데 수요는 못 따라와
지자체 “내년 공급량 조절할 것”


전복


지난해 대비 전복 수출량이 크게 늘었지만 전복 어가는 웃지 못하고 있다. 전복 가격이 크게 떨어진 탓에 수출 금액은 오히려 줄어서다.

15일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6월까지 전복 수출량은 1483t으로, 지난해 같은 기(1303t)간보다 13.8% 증가했다. 전복 가격이 크게 떨어지면서 수출금액은 오히려 지난해 2508만 달러에서 2294만 달러로 감소했다. KMI에 따르면 지난 6월 비교적 크기가 큰 8미(1kg에 8개가 들어가는 전복 크기) 전복 1kg당 가격은 2만2478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6.2% 하락했다. 더 작은 20미 기준으로는 가격이 13.8% 하락했다.

전복 가격이 급락한 이유는 공급은 늘어났는데 수요는 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전라남도 관계자는 “적정 전복 생산량은 연간 2만t인데 올해는 이보다 높은 2만4000t 정도가 생산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생산량이 늘어난 것은 양식 기술이 발달하면서 출하 주기가 기존 1년 6개월에서 1년으로 단축돼서다. 가격이 떨어지자 각 어가는 판매량을 늘림으로써 수입 감소에 대응하려고 했고 이는 또 공급 증가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역설적으로 고수온도 전복 공급 증가에 영향을 줬다. 수온이 올라가면 먹이를 많이 먹은 어류와 조개류가 빨리 폐사한다. 그런데 고수온에 전복의 먹이인 다시마 등 해조류가 녹아 없어졌고, 먹이가 없어진 전복은 오히려 많이 살아남았다는 것이다.

반면 전복 소비량은 생산량을 따라오지 못했다. 소비가 침체하면서 고가 수산물로 분류되는 전복 소비가 줄었다는 것이 업계 설명이다. 또 한편으로는 전복이 흔해지면서 오히려 소비가 줄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고가였던 전복이 저렴해졌지만 오히려 희소성이 없어져 소비자들이 많이 찾지 않고 있는 측면도 있다”며 “손질이 어렵고 껍질처럼 폐기물이 많이 나오는 점도 편의성을 찾는 요즘 소비자들의 트렌드와는 거리가 있다”고 말했다.

지방 정부는 가격 하락으로 피해를 보고 있는 전복 어가들을 위해 가능한 조치를 모두 취하고 있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올해 초에 (어가를 위해) 긴급 경영자금을 투입했는데 조만간 시 예산을 들여 한번 더 지원책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내년에 수확할 전복 종자를 심는 올해 11월에는 (가격 방어를 위해)생산량을 조절할 수 있도록 어가를 설득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수출도 전복의 새로운 판로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큰 전복을 키우는 국가는 한국과 중국, 일본이 유일한데 한국산 제품은 그중에서도 품질이 좋다. KMI는 “7월 수출량도 전월보다 증가할 전망”이라며 “8월 수출량은 일본의 명절(오봉) 수요로 7월보다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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