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재선 후 가족기업 해외사업 급팽창…"세계최고 핫브랜드"

1기 때와 달리 공격적 확장…중동·인도 등에 반년새 12건 신규 추진美 민주당 의원 "특혜 바라고 돈 주는 것" 비판…이해충돌 논란 증폭
이지헌

입력 : 2025.06.03 05:49:26


뉴욕 맨해튼 미드타운의 트럼프 타워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재판매 및 DB 금지]

(뉴욕=연합뉴스) 이지헌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기업들을 미국으로 되돌아오게 만들고 있다고 연일 홍보하지만, 정작 그의 가족기업은 그 어느 때보다 활발하게 해외사업에 진출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2024년 11월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승리 이후 트럼프 일가 가족기업인 '트럼프 오거니제이션'(이하 트럼프 그룹)이 발표한 해외 사업 프로젝트는 총 12건으로, 트럼프 1기 행정부 때 전체 기간의 프로젝트 2건을 크게 웃돌았다.

트럼프 그룹의 해외 확장은 특히 중동 지역에서 두드러지는 모습이다.

카타르에서는 전용 해변을 둔 럭셔리 빌라 리조트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며, 트럼프 대통령 아들인 트럼프 주니어와 에릭이 지난해 9월 출범한 가상자산 플랫폼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WLF)은 최근 아랍에미리트(UAE) 국부펀드가 지원하는 회사에서 20억달러(약 2조8천억원) 규모의 투자를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집권 후 첫 순방지로 중동을 선택하면서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UAE 등 3개국을 잇달아 방문했는데, 트럼프 그룹은 이들 국가 모두에서 사업을 진행 중이다.

트럼프 그룹은 지난 1월 외국 정부와의 직접 거래를 금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윤리 강령을 발표했고 실제로 외국 정부와는 직접 거래하지 않고 있지만, 그 대신 외국 정부와 거래관계에 있는 기업들과 합작투자를 벌이고 있다고 WSJ은 지적했다.

트럼프 그룹은 중동 이외에 인도 사업에도 공들이고 있다.

트럼프 그룹은 지난 대선 이후 인도의 부동산 개발업체 트라이베카와 함께 2개의 부동산 프로젝트를 확대했으며, '트럼프 브랜드'의 신규 프로젝트를 3개 추가로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트라이베카의 창립자인 칼페시 메타는 2013년부터 트럼프 일가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온 인물로, 트럼프 주니어와는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에서 같은 지도교수 밑에서 공부하면서 만났다.

칼페시 메타는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 재선 이후 높아진 성장 낙관론이 트럼프 부동산 브랜드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본다고 언급한 바 있다.

실제로 298세대 규모의 최고급 주거용 건물 '트럼프 레지던스 구르가온'은 지난달 분양 첫날 몇 시간 만에 완판되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트럼프 그룹의 수석부사장으로서 회사를 실질적으로 이끄는 차남 에릭 트럼프는 "우리는 지금 세계에서 가장 핫한 브랜드"라고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고 WSJ은 전했다.

트럼프라는 브랜드가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승리와 결부돼 해외 파트너사들이 더욱 적극적인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그룹은 직접 자금을 투자하는 방식 대신 브랜드 제공 및 관리 서비스로 수수료를 받는 라이선스 사업 모델을 취하고 있다.

지난 2023년 1월부터 대선 전인 2024년 8월까지 트럼프 그룹이 6개 해외 라이선스 계약에서 얻은 이익은 총 900만 달러에 달한다.

이 같은 사업 운영은 이해충돌 논란을 피하기 위해 신규 사업 확장 대신 기존 사업 운영 및 부채 감소에 집중한 트럼프 행정부 1기 때와는 극명한 대조를 보인다고 WSJ은 지적했다.

크리스 머피(민주·코네티컷) 연방 상원의원은 이와 관련, "이들 국가가 트럼프에게 돈을 주는 이유는 그 대가로 특혜를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며 트럼프 그룹의 해외 사업이 이해관계 충돌에 해당한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백악관 공보담당자인 애나 켈리는 "트럼프 대통령은 본인을 위해서가 아니라 미국 국민을 위해 좋은 거래를 성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pan@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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