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불황의 늪에 빠져 있던 대형 건설사들이 올해 1분기를 시작으로 실적이 점차 개선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원자재비 급등, 인건비 상승 등으로 부진했던 지난해와는 달리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 시장에서 회복이 감지되고 있고, 수익성이 높은 국내외 프로젝트 수주 등이 기대되며 주가 역시 상승세를 나타내는 것이다.
2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현대건설은 전 거래일 대비 4.57% 상승한 4만115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달 1일의 3만6400원에 비해 14.46% 상승한 것이다. 이는 증권가에서 해당 종목의 올해 실적에 대해 긍정적 전망을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4분기 인도네시아·사우디아라비아에서 발생한 현대엔지니어링의 대규모 손실과 2021~2022년 착공된 저마진 주택사업장 준공의 영향으로 큰 폭의 영업손실을 낸 바 있다.
하지만 이번 분기에는 원가율이 개선되면서 영업이익 역시 회복 국면에 접어들었고, 2분기부터 수도권 주택 분양이 본격화되며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기룡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올해 현대건설이 제시한 1만6141가구의 분양 계획은 2분기부터 본격화될 것"이라며 "착공 기준으로는 약 1만2000가구 중 1분기에 약 1500가구가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같은 기간 HDC현대산업개발 주가는 22.50% 상승하며 주요 건설사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최근 1분기 실적을 발표한 HDC현대산업개발은 서울원 아이파크를 비롯한 자체 주택의 고마진 구조 덕분에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29.8% 증가하며 실적을 방어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증권가에서는 이번 분기보다도 향후 실적이 더욱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허재준 삼성증권 연구원은 "수익성 악화의 요인으로 작용했던 저수익 지식산업센터는 1분기에 모두 준공이 완료됐다"며 "다수의 자체 사업 착공이 본격화되면서 높은 수익성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우건설 역시 이달 초 대비 9.68% 상승하면서 코스피 상승률을 웃돌았다. 금융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대우건설의 1분기 실적은 매출액 2조1582억원과 영업이익 84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3.23%, 26.05%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러한 상황에서 증권가에서는 해외 수주를 기대하며 2분기와 그 이후 실적 상승을 점치고 있다. 배세호 iM증권 연구원은 "대우건설은 2025년 체코 원전, 이라크 알포 해군기지, 이라크 공군기지 등 다수의 파이프라인이 있다"며 "2개 이상 수주에 성공할 경우 내년부터는 외형 성장을 충분히 그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DL이앤씨의 경우 이달 들어 3.97% 상승하며 다른 종목에 비해 상승률이 낮았다. 이는 잠실우성4차·도곡개포한신 등 고원가 주택 준공으로 원가율이 악화하면서 1분기 실적이 기대치를 밑돌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GS건설 역시 이달 들어 주가 상승률이 6.01%로, 주요 건설사 중 낮은 편에 속한다. 철산자이 더헤리티지, 메이플자이 등 고원가 주택 준공이 집중되면서 부진한 실적을 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전날 대선 후보로 선출되면서 향후 정비사업이 활황을 맞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 전 대표는 지난 대선 때는 이른바 '100만가구 기본주택' 공약을 내놓았고, 이번 경선 당시에는 "서울의 노후 도심은 재개발·재건축 진입장벽을 낮추고 용적률 상향과 분담금 완화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