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일파만파 확산'…커지는 전남 축산업자 근심

영암서 도내 첫 발병 후 18㎞ 떨어진 무안 농장도 확진백신접종 했는데도 양성 판정…"안 걸리길 바라는 마음뿐"
정다움

입력 : 2025.03.16 14:21:58


'일파만파 구제역' 출입 통제된 무안 한우농장
(무안=연합뉴스) 정다움 기자 = 16일 낮 구제역이 발생한 전남 무안군 한 한우농장 앞에서 방역본부 관계자들이 출입 통제 안내판 너머로 이동하고 있다.전남 지역에서는 지난 14일 영암군 한 한우농장에서 지역 최초로 구제역이 발생했고, 영암·무안 등 5개 농장이 구제역 양성 판정을 받았다.2025.3.16 daum@yna.co.kr

(무안·영암=연합뉴스) 정다움 기자 = "구제역 발생 농장과 거리가 있어 안심했건만….

청정 지역은 이제 물 건너간 옛말이 됐네요." 전남 지역에서 처음으로 구제역 확진 사례가 나온 지 이틀이 지난 16일 낮 전남 무안군 한 한우농장 인근 마을.

영암군 소재 확진 농장으로부터 18㎞ 떨어진 이곳에서도 이날 오전 구제역이 확산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마을은 한산하다 못해 을씨년스럽기까지 했다.

마을을 둘러싸고 한우농장이 군데군데 자리해 평소에는 사료를 먹이려는 축산업자나 밭일로 인근을 다니는 주민들로 북적였지만, 이날만큼은 모두가 외출을 꺼리는 모습이었다.

주민들의 발길을 따라 굽이지는 농로에서는 방역본부의 1t 화물차가 소독약을 쉴 새 없이 허공에 살포했고, "구제역이 발생했으니 축산 농가나 관련 시설의 방문을 자제해달라"는 읍사무소의 안내 방송이 주민들의 빈자리를 대신했다.

이따금 마을을 오가는 주민들은 방역 당국이 설정한 방역대 밖에서 퍼지는 구제역에 대한 불안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빠른 걸음으로 이동하던 한 주민은 "감염원이 뭔지도 모른 채 백신접종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이 답답하다"며 "청정 지역이었다는 과거로 더 이상 안심할 수 없을 것 같다"고 안타까워했다.

'확산하는 구제역' 소독약 살포하는 방역본부
(영암=연합뉴스) 정다움 기자 = 16일 오전 구제역이 발생한 전남 영암군 한 한우농장 앞에서 방역본부 관계자들이 소독약을 뿌리고 있다.영암에서는 지난 14일 한 한우농장이 전남 지역 최초로 구제역이 확진됐고, 전날 농장 3곳에서 구제역이 추가로 발생했다.2025.3.16 daum@yna.co.kr

구제역이 일파만파 확산하고 있는 영암군 소재 축산업자들도 불안한 것은 마찬가지였다.

지난 14일 첫 발병 이후 최대 1.7㎞ 떨어진 농장 3곳에서 확진 사례가 나와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라고 했다.

축사에 쌓아둔 여물을 정리하던 한우 농장주 이모(64) 씨는 "어제 백신접종을 마쳤는데, 접종해도 구제역에 걸릴 수 있어 축산업자 서로가 조심하는 분위기"라며 "접촉을 피하려고 읍내도 안 가고 농장에 머물고 있다"고 말했다.

또 "누구 하나 겪어보지 못한 탓에 구제역이 공기 중으로 전염된다는 뜬 소문도 무성하다"며 "100마리 이상을 키우는 대농장은 농장주가 직접 백신접종을 해야 하는데, 나라가 지원해줬으면 한다"고 전했다.

전남에서는 지난 14일 영암군 한 한우농장에서 지역 최초로 구제역이 발생한 뒤 인근 농가 3곳에서 추가 감염이 이뤄졌다.

이날 오전에는 방역 당국이 설정한 3㎞ 방역대(이동 제한지역) 바깥 지역인 무안군에서도 구제역이 발생해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해당 농장은 전날 백신접종을 했지만, 1마리가 코 흘림 증세 등을 보였고 90여마리 중 3마리가 양성 판정을 받았다.

구제역이 발생한 농장은 현재까지 총 5곳(영암 4곳·무안 1곳)으로, 전남도는 발생 농가와 인접한 농가를 방역 지역으로 설정해 백신접종·소독 ·이동 제한 조치를 하고 있다.

daum@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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