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장기 손상 없이 지방간 측정한다…간세포 97% 생존

화학硏, 지방간 치료 신약 평가 위한 나노 바늘 개발
박주영

입력 : 2025.03.16 12:00:12


나노 탐침을 이용한 인공장기 경도 측정 기술
[한국화학연구원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대전=연합뉴스) 박주영 기자 = 한국화학연구원은 김현우·배명애 박사 연구팀이 비알코올성 지방간 오가노이드(인공장기)와 함께 간세포 손상 없이 특정 부위 강도를 정량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나노 탐침(바늘)을 개발했다고 16일 밝혔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음주와 상관 없이 고지방 위주의 식사와 운동 부족 등으로 인해 간세포에 지방이 쌓이는 질환이다.

처음엔 물렁물렁해지다가 나중에는 콜라젠과 같은 섬유성 물질이 과다 생성되면서 단단해지는 간경화를 거쳐 간암까지 악화할 수 있어 발병 초기에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의 진행 단계를 평가하기 위해 인공장기를 부서질 때까지 눌러 간 조직의 경도(딱딱한 정도)를 측정하는 방식이 쓰이지만, 살아있는 상태에서 계속 측정하기 어렵고 특정 위치의 경도 정보를 얻을 수 없다는 문제가 있다.



지방간 인공장기를 관찰하는 화학연 연구팀
[한국화학연구원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연구팀은 지방이 쌓인 부위를 시각화하는 형광 이미징과 ㎚(나노미터·10억분의 1m) 크기 탐침을 이용해 측정 부위에만 미세한 압력을 가하는 기술을 이용해 간 조직세포의 손상 없이 비침습적으로 지방간을 측정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탐침이 인공장기를 누를 때 휘어지는 정도를 파악함으로써 지방 축적에 따른 경도 변화를 '영률'(고체 재료의 강성을 나타내는 역학적 특성)이라는 정량적 수치로 측정할 수 있다.

실제 이 기술을 이용해 형광이 강한 지방 축적 부위의 경도를 측정한 결과 다른 부위에 비해 35% 물렁물렁한 결과를 보였다.

원하는 부위만 정확히 찾아낸 것이다.

형광 이미징 기술을 이용해 기존 무작위 방식 대비 측정 시간을 절반 이상 단축했다.

측정 후 간세포 생존율도 97% 이상 유지되는 등 손상이 최소화됨도 확인했다.

기존 기술과 달리 인공장기가 계속 살아있는 상태에서 측정할 수 있으며, 5㎛(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 1m) 내외의 얕은 깊이만 누르기 때문에 간 조직에 손상을 입히지 않는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팀은 "앞으로 하나의 인공장기를 손상 없이 계속 사용하면서 간 질환 진행 상황을 단계별로 연속 측정할 수 있는 약물 효능 평가 기술 등 후속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방간 인공장기 비침습적 측정 방식 개발한 한국화학연구원 연구팀
왼쪽부터 배명애 책임연구원, 신대섭 연구원, 김현우 책임연구원 [한국화학연구원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jyoung@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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