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유동화증권 상환 막혀…신용등급 ‘D’로 강등

명지예 기자(bright@mk.co.kr)

입력 : 2025.03.07 15:58:12 I 수정 : 2025.03.07 16:13:56
홈플러스가 기업 회생 절차에 들어가면서 카드대금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유동화증권 상환이 중단됐다. 상환 가능성이 매우 낮게 평가되고 있어 유동화증권 투자자가 손실을 입을 거라는 우려가 나온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기업평가는 홈플러스가 상환 의무를 부담하는 카드대금 채권을 기초로 발행된 자산유동화단기채권(ABSTB)의 신용등급을 ‘D’로 조정했다. D는 상환 불능 상태를 의미한다.

지난 5일 만기가 도래한 118억원 규모의 ABSTB가 미상환되면서 나머지 유동화증권에 대해서도 동일하게 등급을 하향 조정한 것이다. 홈플러스의 회생 개시 시점 기준 미상환된 ABSTB 규모는 4019억원에 달한다.

홈플러스가 구매전용카드를 이용해 물품을 사면 카드사가 공급업체(가맹점)에게 대금을 먼저 지급하고 이후 홈플러스가 카드사에 이를 갚아야 한다.

카드사들은 이 채권(카드대금 받을 권리)을 특수목적법인(SPC)에 넘기고 SPC는 이를 기반으로 ABSTB를 발행해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조달한다. ABSTB 특성상 만기는 3개월로 짧다.

홈플러스가 이 자금을 갚지 못하면 SPC가 투자자들에게 돈을 지급하기 어려워져 ABSTB에 투자한 투자자들이 손실을 입을 수 있다. 금융업권에 따르면 유동화증권 투자자는 주로 고금리가 필요한 저축은행, 지역 새마을금고 등 금융기관이다. 프라이빗뱅커(PB)를 통해 고액 자산가가 투자 포트폴리오에 편입하는 경우도 있다.

이같은 유동화 작업은 신영증권이 맡아왔다. 관련 카드사는 현대카드, 롯데카드, 신한카드 세 곳이다. 유동화를 통해 SPC로부터 카드대금을 즉시 지급받기 때문에 이들 카드사에는 회계상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낮다.

관건은 추후 회생법원이 ABSTB를 금융채무로 볼지, 상거래채무로 볼지에 대한 판단이다. 홈플러스는 일단 ABSTB를 금융부채로 분류했지만 기초자산이 물품 구매 대금이라는 점에서 상거래채권 성격도 일부 내포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금융채무 상환은 유예하되 상거래채무는 정상적으로 변제하겠다는 입장이다.

정병렬 한기평 연구원은 “구매대금채권이 어떤 채무로 분류되는지에 따라 ABSTB의 상환 가능성이 영향을 받게 된다”면서도“오는 5월까지 홈플러스가 금년 5월까지 상환해야 하는 미지급금 규모가 4000억원이 넘는 점을 감안하면 해당 채무의 적시상환가능성은 매우 불투명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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