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전쟁' 유탄 맞은 기아 멕시코, 중남미·호주서 해법 찾는다
현지법인 "멕시코 공략 강화·판매처 다변화 등 유연하게 대응"작년 27만여대 생산해 62% 對美수출…50%대까지 조정 나설 수도
이재림
입력 : 2025.02.03 03:47:12
입력 : 2025.02.03 03:47:12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최근 수년간 멕시코에 앞다퉈 진출하며 현지 경제성장과 일자리 창출에 도움을 준 것으로 평가받는 자동차 업계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대(對)멕시코 관세 부과 결정에 따른 해법 찾기에 고심하고 있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미국 수출 비중 조정 가능성 속에 기아는 멕시코 현지와 중남미 타 국가 또는 호주 등지로 판매처를 강화하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
2일(현지시간) 멕시코 경제부와 멕시코자동차협회(AMIA) 자료를 종합하면 2023년 기준 멕시코는 미국을 상대로 2천347억 달러(328조원 상당)의 무역흑자를 기록했다.
대미 수출에서 자동차 및 자동차부품 관련 품목은 1천300억 달러(181조원 상당)로, 전체 대미 수출액의 27%에 육박한다.
멕시코에서는 지난해 396만4천12대의 자동차가 생산됐는데, 이 중 70%가량이 미국으로 향한 것으로 멕시코자동차협회는 보고 있다.
특히 미국과 일본 업체들의 '멕시코 생산→미국 수출' 경향이 두드러진다.
총생산량 대비 미국 수출량 비중이 높은 업체들을 보면 포드(93%), 도요타(93%), 혼다(88%), 제너럴모터스(GM·84%), 스텔란티스(75%) 등이 상위권에 올라 있다.
이중 GM(280억 달러), 스텔란티스(220억 달러), 포드(160억 달러·이상 2023년 기준 매출)는 멕시코 내 매출액 1∼3위를 차지할 정도로 미국으로의 수출을 통해 재미를 봤다.
미국 내 분석가들은 관세 부과로 인한 비용이 적어도 단기적으로는 소비자에게 전가될 가능성이 높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멕시코에서는 낮은 제조 비용에 따른 이점을 십분 이용하려는 업체들이 소형차와 스포츠유틸리티 차량(SUV) 생산 시설을 주로 갖췄는데, 관세는 이들 차량의 가격 경쟁력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멕시코 일간 엘에코노미타는 내다봤다.
업체들은 이 때문에 단기적으로는 미국 수출량 비중 감소를 예상한다고 멕시코자동차협회는 전했다.
미국 접경 누에보레온주(州)에 공장을 둔 기아 멕시코 법인 역시 대안 마련에 나선 상태다.
기아 멕시코 공장에서는 지난해 27만여대의 차량을 생산했고, 이 중 62%가 미국에 수출된 것으로 집계됐다.
K3 등이 주력 차종인데, 관세 부과로 미국으로의 수출에 일부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에 대비해 판매처를 다각화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살피고 있다.
기아 멕시코 관계자는 "멕시코 내수 판매 비중을 강화하는 한편 신차종을 활용해 중동 및 호주를 비롯한 수출지 다변화에 나설 예정"이라며 "상황을 예의 주시하면서 유연하게 대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특히 라틴아메리카 내 인기 차종인 K3의 경우 중남미 주요국 판매 법인에서 공격적인 시장 공략을 통해 추가 수요분 흡수에 나설 것으로 전해졌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멕시코시티무역관에 따르면 멕시코에서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을 생산 중인 우리 기업은 100여개 사에 달하는데, 이들 업체는 주로 기아를 주 납품처로 삼고 있다.
다만 관세전쟁으로 유탄을 맞은 다른 자동차 업체들도 미국 시장에 대한 수출 비중을 줄이고 다른 지역으로 수출 증가를 늘리고 있어 미국 수출 대체지역에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는 게 불가피해 보인다.
기아를 비롯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당분간 대미 수출 비중을 50%로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는 게 업체 전언이다.
실제 닛산(45%), BMW(40%), 아우디(38.72%) 등 멕시코 내 생산량 대비 미국 수출량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업체들은 트럼프 발(發) 관세전쟁에서 영향을 덜 받을 것이라는 게 현지 분석이다.
현지 일간 엑스판시온은 "마쓰다의 경우 남미 시장, 특히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로의 수출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walden@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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