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와 알리바바가 손잡았다고?” 이마트 주가 급락 충격

문일호 기자(ttr15@mk.co.kr)

입력 : 2024.12.28 10:34:44 I 수정 : 2024.12.28 16:40:39
알리바바와의 합작사에 G마켓 현물출자
증권가 “반중 감정에 고객정보 유출 리스크”
적자 G마켓 별도 쪼개기로 장기 호재 분석도
12월27일 이마트 주가 추이(자료=구글파이낸스)
“이마트가 G마켓을 중국과의 합작회사로 떼내면 중국 회사로 매각하고 국내 소비자 정보도 알리에 다 넘어가는 것 아닙니까”. 최근 신세계그룹이 중국 알리바바와 전략적 동맹을 맺겠다는 소식에 투자자들의 우려감도 커지고 있다. 이같은 발표 이후 신세계그룹의 주력 자회사 이마트 주가가 폭락한 것이 이를 대변한다는 것이다.

신세계그룹은 7대 상장 자회사와 46곳의 비상장사를 거느리고 있다. 이중 이마트가 핵심 상장 계열사다. 지난 2021년 이마트는 이베이코리아로부터 G마켓 지분 80.01%를 3조4000억원에 인수했다. 막강한 시너지를 기대했지만 쿠팡이나 네이버 등 막강한 온라인 상거래 경쟁자로 인해 적자를 기록 중이다.

고심을 거듭한 신세계의 이마트는 적자 투성이 G마켓을 중국의 자본력에 태워 회생시키고 결국엔 독자 생존할 길을 찾게 된다. 최근 합작사 발표가 바로 그것이다. 발표의 핵심은 신세계그룹이 알리바바와의 합작 법인에 G마켓을 현물로 출자하고, 알리바바는 알리익스프레스 코리아 지분과 현금 3000억원을 출자하는 것이다. 이후 합작사는 기업공개(IPO)에 나설 것으로 보여 또 다른 ‘쪼개기 상장’이란 의견까지 나오고 있다. 증권가 관계자는 “신세계의 공식 부인에도 증권가에선 G마켓 IPO를 기정사실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G마켓 별도 IPO는 고민 조차 하지 않은 사안”이라며 “이번 합작은 G마켓을 경쟁력있는 온라인 플랫폼으로 키우기 위한 전략으로 봐달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마트 주가는 지난 27일 9.8% 하락하며 투자자들의 우려감을 대변했다.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에프앤가이드 기준 0.16배까지 떨어져 역대 최저 수준이다. 주가가 청산가치의 16% 수준이란 뜻이다. 여기엔 쪼개기 상장 리스크와 반중 감정, 소비자 고객 정보 유출 등이 주가 하락의 3대 요인으로 거론된다.

반중 감정에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고객 정보를 확보해 박리다매 전략을 취한다는 중국 자본의 속성에 기인한다는 분석도 있다. 지난 7월 알리바바닷컴은 개인정보보호위원회로 부터 과징금을 부과받았는데, 이 회사의 계열사 알리익스프레스가 별다른 보호 조치 없이 해외 판매업체 18만여곳에 국내 고객 정보를 제공했다는 이유에서다. 이진협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합작사 결정은 중국 자본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반감이 작용해 이마트 주가에는 악재”라고 밝혔다.

일각에선 장기적으로 이번 결정이 이마트 주가에는 호재로 반영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내놓는다. 어짜피 G마켓이 그룹 내에선 구조조정돼야할 적자 회사였고, 이마트에는 연결 실적으로 오히려 실적 저하 요소라는 점 때문이다. 증권가 관계자는 “올 들어 이마트 실적은 할인 매장(트레이더스)과 또 다른 계열사 스타벅스코리아가 G마켓 등 적자 계열사의 실적을 만회하는 구조여서 G마켓을 떼어낼 경우 이마트 실적은 좋아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마트는 또 다른 골칫거리 자회사 신세계건설 역시 완전자회사로 편입해 사업을 재편할 계획이어서 투자자 입장에선 이마트에 대한 저가 매수 기회라는 분석도 있다. 여기에 최근 정용진 회장 행보 역시 주목받고 있다. 증권가 관계자는 “최근 트럼프 주니어와의 인연으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도 만나며 네트워크를 쌓았고, 중국 기업과도 합작을 하면서 ‘사업을 위해선 누구와도 손잡을 수 있다’는 행보를 보였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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