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찍 빼든 트럼프의 對중국 관세카드, 美中환율전쟁 유발?

NYT "中, 타격 상쇄하려 평가절하할 수 있지만 '제살깎기' 리스크"
조준형

입력 : 2024.11.27 00:04:34


2019년 오사카서 열린 G20회의서 나란히 선 트럼프와 시진핑
[AP 연합뉴스 자료사진.재판매 및 DB금지]

(워싱턴=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25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전격 공개한 중국 등 3개국 대상 관세 부과 계획이 미중간 '환율전쟁'을 초래할지 관심을 모은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6일 보도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내년 1월 20일 취임 당일에 중국에 대해서는 추가 관세에 더해 10%의 관세를 더 부과하고, 멕시코와 캐나다에는 각 25%의 관세를 각각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겠다고 밝혔다.

관세 부과 대상은 해당 국가에서 미국으로 수입되는 모든 제품이며 기간은 미국 국경을 통한 불법 이민 및 마약 유입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라고 못 박았다.

NYT는 "중국은 중국산 제품에 대한 트럼프 당선인의 새 관세 위협에 대응할 수 있는 강력한 도구(인위적인 위안화 평가절하)를 보유하고 있다"고 지적한 뒤 "중국은 환율 전쟁을 시작할 수 있다"며 "이는 중국은 물론 미국에도 강력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썼다.

'트럼프 관세'에 대한 맞대응 차원에서 위안화 평가절하에 나설 경우 더 싸질 위안화는 궁극적으로 해외 구매자가 중국산 제품을 더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도록 만들고, 결국 관세로 인한 중국의 경쟁력 저하에 따른 타격을 줄일 수 있다는 판단을 중국이 할 수 있다고 NYT는 짚었다.

이미 중국 정부는 트럼프 집권 1기 때인 2018년과 2019년 미국이 대중국 고율관세를 부과했을 때 이 같은 이른바 '전략적 위안화 평가절하'로 대응한 전례가 있다.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도 하기 전에 관세 카드를 빼든 만큼 중국도 트럼프가 취임하는 내년 1월 20일 이전에 위안화 평가 절하에 나서려는 유혹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NYT는 전망했다.

그러나 인위적으로 위안화를 평가절하할 경우 중국 기업과 부유층이 자국 안에 투자하지 않고, 국외로의 자본 이전에 나섬으로써 중국 경제를 위험에 빠트릴 수 있다고 NYT는 지적했다.

그 뿐 아니라 중국 경제에 대한 중국 대중의 신뢰를 저하시킴으로써 소비자들의 지출 감소와 주가 하락이 뒤따를 수 있다고 NYT는 전망했다.

또 주택시장 붕괴로 타격받은 중국 경제를 재건하려는 정책 입안자들의 최근 노력과도 엇박자를 낼 수 있다고 신문은 소개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1월 금융발전 주제 심포지엄에서 '금융 강국' 건설을 위해선 "강대한 통화와 중앙은행, 금융기관, 국제금융허브, 금융 감독·관리, 금융 인재 대오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는데, 위안화 평가절하는 그 기조와도 어긋난다고 볼 여지가 있다.

또 트럼프 당선인이 집권 1기 때는 중국의 위안화 평가절하에 달러 평가절하로 맞대응하는 방안을 논의만 했을 뿐 실행은 하지 않았지만 집권 2기에도 그런 '자제'를 할지는 지켜봐야 할 상황이다.

오바마-바이든 행정부에서 중국의 통화 정책 대응을 담당한 브래드 세처는 NYT에 중국이 트럼프발 관세 드라이브에 위안화 평가 절하로 대응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의 위안화 평가 절하는 "화난 트럼프 행정부를 겨냥한 도발이 될 위험이 있다"며 트럼프가 관세를 더 올리는 것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jhcho@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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