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 펀드매니저의 조언 “한국 증시 리레이팅 시작됐다…지금은 국장에 투자할 때”

정유정 기자(utoori@mk.co.kr)

입력 : 2025.07.27 14:17:37
신민재 KB자산운용 주식운용2실장
韓증시 정상화 진행 중, 글로벌 유동성 풍부
하반기 유망업종은 조선·방산·철강·K컬처株
정책 이행 여부 ·MSCI 선진국지수 편입 관건


신민재 KB자산운용 주식운용2실장이 최근 서울 여의도 KB자산운용 본사에서 매일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지금은 한국 주식에 투자할 때입니다. 정부 정책과 글로벌 유동성이 맞물리면서 국내 증시가 리레이팅(재평가)되는 흐름이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신민재 KB자산운용 주식운용2실장은 최근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국내 증시가 구조적 상승 구간에 진입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주식 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수급인데, 국내외 조건이 뒷받침되고 있다”며 “올해 하반기와 내년 상반기 상승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 실장은 2010년 8월부터 2015년 8월까지 KB배당포커스 펀드를 운용하며 110% 수익률을 내 코스피 지수를 98.7%포인트 초과하는 성과를 기록한 바 있다.

현재 그가 운용 중인 KB ESG성장리더스펀드도 25일 기준 최근 3개월간 37.8% 오르며 코스피 수익률을 10.3%포인트 웃돌았다.

신 실장은 현재 한국 주식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0배 수준으로 여전히 저평가 상태에 있다고 밝혔다. 그는 “기업의 주주환원 정책 등이 이행되면 한국 증시도 PBR 1.2배까지 리레이팅될 수 있다”며 “단순 밸류에이션 정상화만으로도 코스피가 3500~3700선까지 상승할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만이나 일본처럼 이미 정상화된 시장과 달리 한국은 지금 그 길로 진입 중”이라며 “정책도 뒷받침되고 있어 다른 나라보다 국내 주식에 투자하기 더 좋은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국내 증시를 둘러싼 수급 환경도 우호적이라고 밝혔다.

신 실장은 “최근 일반 주식형 펀드에 자금이 많이 들어오고 있고, 기관들도 국내 주식 비중을 확대하는 분위기”라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 한 차례, 내년 네 차례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돼 유동성 여건이 개선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배당소득 분리과세 등 정부 정책이 실제 이행되는지가 하반기 증시의 큰 변수”라며 “한국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지수 편입 여부도 내년이나 내후년 가장 큰 이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민재 KB자산운용 주식운용2실장이 22일 서울 여의도 KB자산운용 본사에서 매일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 유망 업종으로는 상반기 강세를 보인 방산, 조선 외에도 K컬처 관련주, 철강 등을 꼽았다. 신 실장은 “조선업종은 영업이익률이 두 자릿수로 개선되며 실적 모멘텀이 이어지고 있고, 방산은 전 세계적으로 국방 예산이 늘고 있어 구조적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K-푸드, K-엔터테인먼트주도 실적이 꾸준히 좋아지고 있고, 철강 업종은 중국 철강업계 구조조정의 수혜를 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도체 업종에 대해서는 “과거와 같이 반도체를 단순 사이클 산업으로만 보기 어렵다”며 “인공지능(AI) 수요가 견조한 데다 맞춤형 반도체 생산 구조로 변화하고 있기 때문에 최근 조정이 온 SK하이닉스는 중장기적으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삼성전자는 2분기 실적이 안 좋았지만 향후 개선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신 실장은 개인 투자자들에게는 상장지수펀드(ETF)보다 일반 공모펀드 투자 방식을 권했다.

그는 “ETF는 장중에도 관리를 해야 하고 매수·매도 타이밍을 맞춰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이라며 “대부분의 일반 투자자라면 본업을 하면서 편하게 펀드에 투자하는 전략이 더 맞는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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